부패 목사 쌈지돈 '교회헌금 비리' 대책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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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목사 쌈지돈 '교회헌금 비리' 대책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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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7-03 12:18:26 | 수정 : 2012-12-10 17: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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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불투명한 교회재정 운영 질타…"대형교회 외부감사 필요성 대두"

한국 교회에는 재정을 투명하게 감시하는 시스템이 전무하다. 목회자가 쌈지돈 쓰듯 헌금을 펑펑 써대도 실시간 감시가 어렵다. 목사님 말씀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쑤어도" 믿는 교인들의 마음을 잘 아니 혹시 의심을 받아도 둘러댈 명분은 많다.

교회에서 초대형 재정 비리가 터져도 “거룩한 곳에 사용했다”는 목회자의 말 한 마디면 반발 여론은 쥐 죽은 듯 잠잠해 진다. 뒷수습은 교인들이 도맡는다. “그동안 고생하신 우리 목사님의 신상에 오점을 남기지 않는 선”에서 조용히 매듭짓는다. 누가 문제 해결사 노릇을 더 잘했는지 여부는 믿음의 척도가 되고 목사님 승인 하에 직분 상승의 원동력이 된다.

목회자의 방만한 교회재정 운영을 질타하는 교인들이 각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뉴스한국 DB)

<사례 1> 지난 5월 30일 교회 재정 32억 6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감 중인 제자교회 정삼지(59) 담임 목사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법원은 교회 1년 예산 135억 원 중 25%에 달하는 재정을 정 목사가 교인 허락 없이 마음껏 유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전체 6천여 명 교인 중 그의 범죄행각에도 개의치 않고 무한 신뢰를 보내는 지지파가 수천 명이나 된다. 이들은 재정을 함부로 쓴 정 목사를 비난하며 퇴진을 촉구하는 반대파와 집기를 부수며 몸싸움을 하고, 격렬한 난동을 벌이면서까지 정 목사의 울타리가 되어 준다. 참으로 놀라운 믿음이다.


<사례 2> 서울 금호동 K교회 김 아무개(58)목사는 8년간(2003. 4 ~ 2010. 2) 카지노를 내 집 드나들 듯 705번이나 출입했다. 한탕주의에 혼을 빼앗긴 김 목사는 본분을 망각한 채 틈만 나면 교인들에게 돈을 빌려 도박을 했고, 그 결과 100여명 교인에게 빌린 돈 10억6천만 원을 몽땅 허공에 날려버렸다.

교인들을 바른 길로 지도해야 할 목회자가 도박으로 교인들의 돈을 날린 것도 모자라 공금인 교회 건축비 6억9,500만 원을 빼돌려 개인용도로 다세대 연립주택(경기 파주시 탄현면 소재)을 구입했다. 이에 지난 3월 15일 대법원은 김 목사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의 철퇴를 가했다. 김 목사는 교단 회의를 거쳐 목사직을 박탈 당하는 중징계를 통보 받았다.


교회 재정은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납부한 헌금으로 결집된, 엄연한 공금이다. 그러나 대다수 교회의 재정 운영 실태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고, 지출입이 적힌 회계장부는 극소수의 전유물이다. “헌금의 출처를 알고 싶다”는 말이라도 꺼내면 “교회를 불신하고 믿음이 부족하다”는 소문이 퍼져 따돌림 당할 수 있어 대부분 말도 못 꺼낸다. 헌금이 눈먼 돈으로 쓰일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구조다.

최호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회계사)이 불투명한 기독교내 재정운영의 실태를 말하고 있다. (뉴스한국 DB)

최근 기독교 시민단체인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기독교텔레비전(CTS), 기독교방송(CBS), 찬송가공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 연합기관 7곳을 상대로 최근 3년간 결산서 자료와 회계장부 공개 요청공문을 각각 발송했다. 투명한 재정관리 실태 파악을 위해 교계 시민단체가 용기있게 나선 첫 사례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공문을 받은 기관들의 반응은 한결 같이 장부 공개를 꺼려했다.

해당 기관 가운데 재단법인으로 설립된 기관의 경우 ●찬송가 공회=답변 없음, ●극동방송=답변 없음, ●CBS=2010년까지 매출액 현황만 공시, ●성서공회=결산서 제공 불가, ●한기총=결산서 제공 불가라며 비협조적 태도를 취했다. 이들은 왜 장부 공개를 꺼려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최호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회계사)은 “한마디로 긁어 부스럼 만들기 싫다는 것”이라며 “거리끼는 부분이 있으면 뭔가 마음에 부담이 되고 재정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공문 발송에 참여한 교계 관계자는 “대다수 연합기관은 우리가 왜 당신들에게 (장부를)공개해야 되느냐 되물었는데, 헌금이 공공의 것이란 것조차 인식 못하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까웠다”고 내부 인식의 문제점을 역설했다.

그나마 우여곡절 끝에 넘겨받은 일부 기관의 수입 지출현황 자료를 전문 회계사의 감정을 받아본 결과 엉상하기 이를 데 없다. 마치 구멍이 숭숭 뚫린 것 마냥 허술했다.

이 단체가 입수한 자료 가운데 한기총의 경우만 보더라도 지난 4년간 수입과 지출현황에서 의아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지출입 예산이 집행된 이후 차액은 해마다 평균 1~2억 원이 불일치했다. 2007년도에는 차액이 2억6천만 원, 2008년 3억4천만 원, 2010년 5억1천만 원, 2011년 5억4천만 원이 남았다.

특히 2010년 아이티 지진사태 목적 후원금으로 모금된 2억9천4백만 원은 그해 1억 400만 원만 집행되고 잔액은 무려 1억8천9백만 원이 남았다. 반드시 써야될 잔액이 한해를 넘긴 2011년에도 집행되지 않았다. 여러 교회가 십시일반 후원한 성금이 적절한 이유 없이 미집행돼 재정사용 과정의 부적합성을 드러냈다.

목회자의 재정 유용으로 교인들이 두갈래로 갈라져 장기간 다툼을 지속하고 있는 제자교회, 지난 5월 30일교회 재정 32억 6천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감중인 정삼지 담임 목사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뉴스한국 DB)
최호윤 실행위원장은 “예산조차 충족시키지 못한 것은 구성원 예산 합의와 공감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며 “기금관리운영 규정이 전혀 없는 만큼, 기부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필요에 따라 잘못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비단 일부 사례에 국한됐지만 교계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한국에 뿌리를 둔 대다수 교회 및 연합기관의 재정운영 실태는 극히 폐쇄적이다. 재정운영이 불건전한 주원인은 목사 개인이 신격화될 정도까지 치달은 ‘목회자 1인 체제’가 지목된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L교회 관계자는 “한국 기독교는 장로교건 감리교건 그들만의 테두리가 있어서 누구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다”며 “대표 목사가 자기사람들을 철저히 주시하며 관리감독하기 때문에 재정운영의 투명성은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보성향을 둔 교회들이 삼삼오오 나서 수직구도인 1인 대표 체제를 깨부수고 소통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 탈바꿈하려는 운동을 전개했으나 1인체제가 정형화된 대형교회가 꿈쩍도 안 해 길목 조차 닦지 못했다. 외부에는 줄곧 구습을 타파한 변화와 개혁을 외치면서도 정작 소통을 거부하는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다.

목회자 1인 시스템은 목회자의 의식과 수준에 따라 교회 운영이 결정될 수 밖에 없는 폐단을 낳는다. 목회자가 주먹구구식으로 재정을 운영하면 그것이 곧 법이 된다. 썩인 물이 고여도 퍼내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두는 식이다. 이런 틀이 정형화 되면 재정운영의 불안전성은 더해진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 종교사회학 교수는 “목회자들이 (재정운영이 허술한 것을)악용하려면 얼마든 법망도 피해갈 수 있고 제도권 테두리 밖에서 악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목회자 1인 중심 체제의 대형교회에 비리가 유독 많은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헌금을 자발적으로 내는 교인들에게 이러한 체제가 지속되는 것은 달갑지 않을 것이다. 교회 재정을 투명화하려는 노력은 한국 교회 투명성의 척도를 나타낸다. 때문에 교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최호윤 위원장은 “교회 구성원이 ‘내 탓이요’라는 관점에서 보는 의식들이 모여야 재정관리의 틀이 제대로 살아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14일 기독교 시민단체인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기독교텔레비전(CTS), 찬송가공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기독교 연합기관 7곳을 상대로 투명한 재정관리를 촉구하는 토론회를 열고 있다. (뉴스한국 DB)

최근에는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우후죽순 격으로 재정 횡령 비리가 터지자 거액의 자산흐름이 이뤄지는 대형교회가 솔선수범 나서 외부감사를 전폭 수용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감을 사고 있다.

정영기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종교 관련 사업은 외부 전문가의 세무 확인과 회계감사 의무에서 제외되고 있는데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외부 감사를 받아야 한다”며 “자산이 100억 원 이상 이거나, 연간 현금 유입이 10억 원 이상인 종교 기관은 무조건 외부 감사를 받고 재무 정보도 공개해야 교회 자산 투명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정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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