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140차례' 서해안 지진,<br/>"대지진 발생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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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 140차례' 서해안 지진,
"대지진 발생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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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8-08 09:15:20 | 수정 : 2013-08-09 21: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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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문가 연세대 홍태경 교수, 서해안 지진 <7문 7답>
보령지진의 발생 위치 (기상청 제공)
벌써 세 달째 서해안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백령도 인근과 보령 해역에서 무려 140회에 달하는 지진이 잇달았다. 그간 규모 2.0 이상의 지진만 발표해 온 기상청이 별도의 분석 자료를 만들어 규모 2.0 미만의 미소지진 숫자와 지진 단층면을 분석해 공개한 것은 서해안 지진이 그만큼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기상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백령도 해역에서는 5월 14일부터 6월 28일까지 미소지진을 포함해 총 39회의 지진이 발생했고, 보령 앞바다에서는 6월 4일부터 8월 4일까지 미소지진을 포함해 100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이 분석 자료를 낸 후에도 지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오후에도 보령 앞바다에서 규모 2.0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렇다면 기상청은 서해안에서 발생하는 이 특이한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5일 기상청은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근거는 백령도 지진과 보령 지진의 단층이 평행으로 위치해 서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두 단층이 별개인 만큼 이 둘이 연결돼 한꺼번에 땅이 찢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기상청은 미국 일본 전문가와 관련성 연구 조사와 서해 해역의 단층활동 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기도 전에 결론부터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지진 전문가인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는 “기상청이 지진 발생 추이와 단층 방향을 근거로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을 추정해 발표한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다”고 지적하며,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7일 오전 홍 교수와 만나 서해안 지진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을 ‘7문 7답’으로 정리했다.

지진 전문가 연세대학교 홍태경 교수. (뉴스한국)
1. 보령 지진과 백령도 지진의 특징은? 특정 지점에서 유독 많이 발생 ‘이례적’
한 지역에서 이렇게 많은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는지 살펴보면 2004년에 울진 앞바다에서 규모 5.2 지진 후 세 차례의 지진이 발생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당시에는 지진 발생 횟수가 적을 뿐 아니라 해당 지역이 지진 빈발 지역이었다. 우리나라 동해 연안은 과거 일본열도가 한반도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만들어진 단층대로 인해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백령도도 마찬가지로 중생대 무렵 북중국판과 남중국판이 충돌했던 지점에 위치하는데 이 때문에 과거에도 백령도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하루에 수차례씩 집중적으로 발생한 적은 없었다.

주목할 만 한 것은 보령 지진이다. 과거 5년 동안 지진 관측 기록을 살펴보면 이 지역에서 지진이 관측된 적이 한 차례도 없었는데 그런 곳에서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이다.

잘 알려진 지진학적 법칙 중 하나는 작은 지진이 많아질수록 큰 지진 발생 빈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작은 지진의 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큰 지진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은 지진은 우표 주위의 구멍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우표와 우표 사이에 뜯기 쉽도록 작은 구멍이 나 있는 것처럼 작은 지진은 단층면을 따라서 작은 구멍을 만든다. 그러다 단층이 일시적으로 부서져 큰 지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2. 서해안에서 지진이 빈발하는 이유는? 동일본 대지진 영향일 가능성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열도에서 1000년 만에 발생한 이례적인 큰 지진이었다. 마찬가지로 한반도도 1000년 만의 큰 격변을 겪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한반도가 일본 열도 방향으로 끌려갔는데 울릉도는 5cm 정도 내륙은 2cm 정도 이동했다. 이로 인해 지각 내 전체적인 힘의 불균형이 가속화됐는데, 가속화된 힘은 어떤 식으로든 풀려야 균형 상태에 도달한다. 힘이 풀리는 과정이 바로 지진이다.

동일본 대지진 후 우리나라 동해안과 남해안·제주도 일원과 속리산 부근에서 지진이 증가했다. 당시 서해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다가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특정 지점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해안 지진이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받아 지금에 와서 활성화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해안에서 유독 백령도 인근과 보령 해역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한 이유는 가장 약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종이의 양쪽을 잡고 힘을 주었을 때 가장 약한 부분부터 찢어지는 것처럼 땅도 마찬가지다. 일시에 막대한 힘이 쌓이면 가장 약한 부분부터 찢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서해 전체에 힘이 쌓였다고 하더라도 전체가 다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약한 부분을 따라서 힘이 방출된다. 또한 특정한 곳에서 일시적으로 지진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 지역에 막대한 힘이 쌓였음을 방증한다.

3.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은? 단층 길이와 방향성 조사해야
서해안 지진과 관련해 과연한 이슈는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지, 발생한다면 그 규모는 얼마인지, 그리고 언제 발생할 지에 대한 것이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현재 지진 발생 빈도를 가지고 큰 지진 발생 가능성을 예단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비근한 예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경우 지진 전에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하긴 했지만 미소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반대로 2009년 4월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발생한 규모 6.3의 지진의 경우 몇 달에 걸쳐 작은 지진이 계속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지진 전문가와 관료 회의를 통해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지진 빈도가 높지 않고 규모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주일도 안 돼 큰 지진이 발생했고 약 300명이 사망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대비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4. 미소지진도 큰 지진 전조인가? 단층이 움직인다는 증거
땅의 성질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 특정 지역에서 작은 지진이 증가한다는 것은 큰 규모의 지진도 동반해서 상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서해안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이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봐서 규모 2.0 미만의 지진은 더 많이 증가했을 것이다. (기상청 조사 결과 6월 4일부터 8월 4일까지 보령 지진의 경우 규모 2.0 이상 지진은 28회 인데 반해 규모 2.0 미만의 지진은 72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편집자 주)

미소지진이 발생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단층이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에서 백령도와 보령 인근에서와 같이 이렇게 자주 지진이 발생한 적이 없는 만큼 면밀한 관측이 필요하다. 이동식지진관측기나 해저지진계를 활용해 단층의 길이와 방향성을 추정해야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의 크기를 산정할 수 있다.

보령지진의 시간적 분포 (기상청 제공)
5. ‘큰 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 없다’는 기상청 분석 맞나? 단층 자체가 확장할 수도
백령도 지진과 보령 지진의 각 단층면이 평행해 연결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것을 근거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성급하다. 두 개의 단층이 연결되어야만 큰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각 단층이 확장해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단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조사를 한 후 발표해야 하는데 단지 단층이 연결되지 않았다는 내용만으로 발표한 것은 너무 단순하게 이야기를 한 것이다.

이탈리아 라퀼라 지진은 많은 교훈을 준다. 발생하는 현상을 보고 뭔가를 판단하기에 지진은 변화무쌍하다. 현재 발생 추이만을 가지고 추정해서 발표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다. 큰 지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6. 큰 지진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과거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보면 추정 가능
큰 지진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과거 우리나라에 발생한 지진을 보면 추정할 수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최대 규모 7대의 지진이 발생한 전례가 있다. 한반도 내에서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발생하는 소규모 지진도 주의 깊게 봐야한다. 큰 단층으로 발전해서 규모 7대 지진으로까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7.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 퍼진 이유는? 지진 관측 기간 짧고 큰 지진 겪은 적 없어
우리나라는 1978년 이후 공식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했는데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다섯 차례 발생했다. 또한 큰 지진을 겪어본 적이 없어 ‘지진 안전국가’라는 인식이 높아졌다. 하지만 1978년 이후의 기록은 불과 30년이 조금 넘는 시간에 대한 기록일 뿐이다. 이 짧은 기록을 가지고 긴 지질시대에 걸쳐 발생한 지진을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그리고 지진과 지진 사이의 시간적인 간격이 긴 점도 ‘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열도는 판의 경계에 힘이 빨리 쌓인다. 태평양판과 필리핀판이 부딪치면서 1년 동안 쌓이는 힘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반면 그 힘이 한반도 내로 전달될 때는 일본의 100분의 1이 쌓이는 식이다. 느리게 쌓이다 보니 한 차례 지진이 발생하고 한참 후에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 간의 시간적인 간격이 길다고 해서 발생하는 지진의 최대 규모가 작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다.

아이티를 예로 들어보면, 300년 전쯤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지진을 잊어 버렸고 허리케인을 걱정했다. 지붕을 무겁게 만들어 허리케인에 대비하던 중 대형 지진이 발생했고, 많은 사람들이 무거운 지붕에 깔려 피해를 당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시간 간격이 많이 지나서 큰 지진이 발생한다면 내진 설계가 미흡하고 고층건물이 많은 탓에 아이티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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