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권하는 사회②] “헤이트 스피치 규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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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권하는 사회②] “헤이트 스피치 규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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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08 15:26:27 | 수정 : 2015-02-08 15:3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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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 교수 “논리정연한 주장이라도 차별과 편견을 기반에 두었다면 헤이트 스피치 해당”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코리안을 증오하며 온·오프라인에서 모멸적인 표현과 욕설을 서슴지 않는 일본 재특회(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회장 사쿠라이 마코토)의 혐한 시위를 계기로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헤이트 스피치는 민족, 인종, 종교, 국적, 피부색, 성별, 장애 여부 등이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특정한 집단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폄하하거나 위협하는 발언, 연설, 영화, 만화, 기사, 출판물, 낙서 등을 말하며 선동을 수반한다. 국내에서도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을 만나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의 특성과 심각성을 살펴보고 대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스한국)
“헤이트 스피치, 법률 규제 필요…자칫 죽음으로 몰 수 있어”
사이버범죄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헤이트 스피치가 신념화된 증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아무리 논리정연한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특정인이 가진 차별적 사상에 기인했다면 이 역시 헤이트 스피치라고 지적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 갈등과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나라를 분단시킬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 파괴력이 미치는 범위는 지역사회는 물론 국가 차원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단적으로 1994년 4월경 르완다에서는 다수종족 후투족이 소수종족 투치족을 상대로 자행하던 헤이트 스피치로 인해 100만 명에 달하는 투치족이 불과 3개월 만에 학살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과오를 교훈 삼아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헤이트 스피치를 상당히 중요한 범죄행위로 처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헤이트 스피치 현주소는 어떨까. 정 교수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발생하는 헤이트 스피치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며, 이는 개개인이 광범위하게 자유권을 행사하면서도 자신의 자유권 행사로 인해 타인이 받는 인권 침해를 도외시하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인터넷 기술 환경은 세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눈부시지만 표현의 자유를 방패삼아 헤이트 스피치까지도 자행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교수는 인터넷 공간이 자유로운 것과 인권 침해는 분명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표현의 자유가 아무리 폭넓게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헤이트 스피치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 21조에서도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제약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우리나라도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법이 없다’며 손 놓고 방치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과 논의를 강화하는 등 사회적 논의를 거쳐 규제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래는 정 교수의 말이다.

“헤이트 스피치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를 거듭해서 사회 문제로 만든 뒤 법률이 필요하면 관련법을 입법하고, 법률 규제까지 필요 없다고 의견이 모아질 경우 자율 규제를 만들어 확산시켜야 한다. 사회적인 운동을 통해 자율규제 의식을 고취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헤이트 스피치에 대한 법이나 규제가 없지만 이러한 노력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헤이트 스피치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정신적 피해를 당하게 되고 사회 혼란이 발생하고 심지어 누군가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우리 사회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공감대를 토대로 헤이트 스피치가 사라지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법률 조항의 부당성을 연구하는 변호사든, 인권 침해 문제를 고발하는 인권단체든 함께 협력해야 한다.”

또한 정 교수는 헤이트 스피치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가 ‘선동’이라는 점을 들며, 국민 개개인이 헤이트 스피치에 선동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지식 축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나 자신이 정확히 알아야 선동에 반박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다’라는 발언력을 갖추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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