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 권하는 사회④] “동일한 행동강령 따르는 증오집단, 범죄 더욱 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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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권하는 사회④] “동일한 행동강령 따르는 증오집단, 범죄 더욱 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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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08 15:31:16 | 수정 : 2015-02-08 15: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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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옥 박사,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 유발하는 ‘편견’은 증오집단에서 더욱 강력해져”
10년 전부터 증오범죄에 관심을 가지고 몇 차례 논문을 발표한 조철옥 전 제주국제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의 중요한 특징으로 특정한 증오집단이 미워하는 대상을 특정한다는 점을 꼽았다. 즉 증오대상을 범주화하는 것인데 증오집단은 이 범주에 속하는 불특정 개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이다.

“증오집단이 규정한 증오대상이 될 경우 이해관계나 개별적인 관련성도 없이 단지 증오대상 범주에 속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증오의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흑인을 증오하는 백인우월주의 증오집단 KKK가 흑인 개개인이 누구냐에 상관없이 무조건 범죄를 저지르는 것과 같다. 이처럼 장애인만을 상대로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를 하는 증오집단이 있고, 동성애자들을 증오해 범죄를 하는 증오집단도 있다. 이런 점이 일반 범죄와 완전히 다르다.”

조철옥 전 제주국제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뉴스한국)
“증오집단에 의한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에 대비해야”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의 동기가 되는 ‘증오’는 특정한 민족, 인종, 종교, 국적, 피부색, 사상, 성별 등에 대해 일방적으로 싫어하는 감정을 말한다. 이는 ‘편견’에 기반을 두는데, 편견은 어떠한 정당한 이유나 근거 없이 특정 생각이나 개념을 추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추종하다보면 여기에 반대되는 증거나 개념이 나타나더라도 심지어 정당한 근거나 이유가 발생하더라도 절대로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이러한 편견은 개인적인 판단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또한 편견을 중심으로 구성된 증오집단의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개개인의 편견이 더욱 강력해지는 특징이 있다. 증오집단 안에서는 편견을 합리화시키는 여러 가지 이유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고 올바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증오집단에서 헤이트 스피치나 증오범죄를 계획하고 범행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증오집단은 처음에는 증오대상을 차별하는 식으로 접근하지만 결국 ‘세상에서 없어져야 한다. 저들이 없어져야 이 세상은 살기 좋고 평화로워진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증오범죄에 대응해 온 미국에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법 집행기관에서도 특수부서와 수사부서 등을 통해 특별 관리 및 수사·처벌하고 있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이다.

미국이 증오범죄에 대해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스킨헤드와 같은 외국인 혐오집단이 등장해 증오범죄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때부터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증오범죄라는 전문 용어를 사용했고 증오의 유형, 연루된 증오집단, 피해 정도 등을 중심으로 관련 범죄 행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 박사는 미국이 증오범죄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두 가지 점을 중점적으로 살핀다고 설명한다. ▶증오집단과 결부했는지 ▶특정 집단의 불특정 개인을 상대로 범행을 했는지에 대한 점이다. KKK와 같은 유명한 증오집단이 아니더라도 미국에는 비공식적으로 집단을 형성해 증오범죄를 자행하는 집단이 많은데 경찰은 증오범죄가 발생할 경우 범죄자가 어떠한 증오집단의 지침과 행동강령에 따라 범죄를 행했는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내는 것이다. 미국은 증오집단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이를 전국 지방경찰이 공유하고 있는데다 증오범죄 전담 수사기구가 있는 만큼 유명하지 않은 증오집단과 관련되어 있더라도 대부분 밝혀낼 수 있다는 것이 조 박사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증오집단에 대해 각별하게 관리하고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조 박사는 “집단을 구성할 경우 동일한 행동 강령이나 지침을 만들어 동일하게 행동한다. 똑같이 움직이니까 범죄도 점점 잔인해진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에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시간에 증오대상인 게이들을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사례가 발생했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부류의 집단에 대한 증오집단이 생길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도 이제 미국식 증오범죄 개념으로 범죄에 접근하고 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또 “법집행 기관에서 헤이트 스피치를 포함한 증오범죄 담당 전담기구를 구성하고 사회적으로 특별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사회에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 증오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육해 지역주민에게 홍보를 해야 한다. 경찰은 증오범죄에 관한 자료나 정보 관리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증오범죄 수사 전담기구를 만들어 어떤 유형의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조사해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언론에 대해서는 “헤이트 스피치와 증오범죄의 심각성 또는 증오범죄가 큰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을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점점 더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다문화가정이 늘고 있고 노숙자와 동성애자도 많이 생기고 있다. 이런 사회 구조 속에서 미국처럼 증오범죄가 발생할 개연성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한 발 앞서 증오범죄에 대해 대책을 세우고 대비하도록 재촉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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