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의 업그레이드는 미얀마의 땅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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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核의 업그레이드는 미얀마의 땅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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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6-17 10:47:53 | 수정 : 2010-06-17 10: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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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택 칼럼]北 미얀마에 용도 불명의 땅굴 건설 지원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북한은 1991년 이후 아주 독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한국ㆍ미국ㆍ일본 등으로부터 핵개발에 대한 국제적 제재를 받아오고 있다. 그 제재의 강도를 빗줄기로 비유한다면 그야말로 가랑비에 해당된다. 그 제재의 강도는 ‘몽둥이 찜질’은 아니고 ‘솜방망이 세례’였다. 가랑비도 20년 정도 맞으면 흠뻑 젖을 수 있고, 솜방망이도 오랜 동안 맞으면 귀찮아진다.

북한은 그 제재를 회피하는 동시에 핵개발의 노하우를 팔고 관련 기술과 부품을 수출도 하는 해외 중간 전진기지로 미얀마를 선택했다. 한국과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이젠 북한의 핵개발 장소들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 이제 원형(原型: Nominal-bomb)의 핵탄두를 10여기 확보한 북한으로서는 소형화ㆍ경량화하여 미사일에 장착해야 하는 시급성을 맞고 있다. 핵개발의 위치가 이미 알려진 북한 안에서는 이 같은 핵무기 업그레드는 불가능하다.

미얀마도 정권ㆍ체제가 북한과 거의 쌍둥이다. 미얀마의 군부독재정권도 핵무기 보유를 강렬히 원하고 있던 중 북한의 “핵개발 과외” 제안에 선뜻 응한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ㆍ대량살상무기 및 그 부품류들을 수출하는 세계 유일의 집단이다. 미얀마는 파키스탄, 이란, 이집트, 시리아 등지로 가는 중간지점에 위치한 나라다. 북한에게 미얀마는 이런 점에서 참으로 안성맞춤이다.

미얀마는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 반도와 인도 대륙 사이에 있는 나라이다. 1885년 영국의 식민지가 되어 아시아 식민지 거점이 되었고 1948년1월4일 영국에서 독립하여 버마연방(Union of Burma)으로 지내다 1989년 국명을 미얀마(Union of Myanmar)로 개칭하였다. 공식수도는 네이피도(Naypyitaw)이고, 행정수도는 핀마나(Pyinmana)이다.

미얀마는 대표적인 불교 국가이지만 군사 정부 지도자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미신을 믿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군정 최고지도자인 탄 슈웨(76) 장군은 점성술을 신봉한 나머지 점괘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등 온갖 기행을 일삼아왔다. 탄 슈웨 장군은 오토바이를 탄 암살자에 죽을 수도 있다는 점성술사의 말을 듣고 양곤 지역에서 오토바이 통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탄 슈웨 장군은 또 11이라는 숫자가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그가 2005년11월6일 수도를 양곤에서 460㎞ 떨어진 중부 밀림지대인 네이피도(왕의 도시라는 뜻)로 옮긴 것도 이 때문이다. 11이라는 숫자가 들어 있는 달에 천도하면 정권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점성술사의 예언에 따른 것이다. 김정일이가 좋아할 타입이다.

미얀마 불교 전통에는 탐욕, 증오, 환상, 출생, 노쇠, 죽음, 고통, 비탄, 고통, 슬픔, 절망이라는 11개의 ‘불’이 있다. 미신에 사로잡힌 미얀마 군정 지도자들이 정권유지를 위해 은밀하게 키워 온 12번째의 불은 바로 핵 개발이다. 미얀마 군정은 2007년 5월15일 러시아와 10㎿ 연구용 원자로(북한의 영변 5㎿ 연구용 원자로의 2배 출력) 건설을 포함한 핵 협력센터 건립을 위한 합의서에 전격 서명한 바 있다. 당시 미얀마 군정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10㎿ 연구용 원자로를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당연히 미얀마 군정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그 동안 핵개발에 쏟아온 정성과 관심은 대단하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1997년 과학기술부를 만들고, 핵무기 개발을 강력히 주장해온 우 타웅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우 타웅 장관은 사관학교 시절부터 뛰어난 성적을 보여 온 전직 대령 출신이다. 광업부에서 주로 일해 온 그는 지질탐사와 광물개발국장을 거쳐 미국 주재 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특히 우라늄 분야에 탁월한 식견을 보여 온 그는 탄 슈웨 장군의 측근이기도 하다. 그의 능력 덕분인지는 몰라도 미얀마 군정은 2000년 5개 지역에서 대량 매장된 우라늄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의 이 같은 이례적인 발표는 핵무기 개발의 신호탄이었다.

이때부터 우 타웅 장관은 수차례 러시아를 방문하여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양국의 협상은 2003년 가격지불 문제로 결렬됐다. 이후 미얀마에서 대규모 천연가스전이 발견되면서 양국은 협상을 재개하고 연구용 원자로(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원자로에 해당)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와 함께 미얀마 군사정권은 핵공학과 원자로의 운영기술을 배운다는 명목으로 장교 300여명을 비롯해 상당수 과학자들을 러시아로 유학 보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2006년부터 신설된 양곤대학과 만달라이대학의 핵물리학과에 국비 장학생들을 대거 입학시키는 등 인력을 양성해왔다. 미얀마 반체제 및 망명단체들은 군사정권의 궁극적인 목표가 오는 2020년까지 핵무기보유국이 되는 것이라고 폭로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외국으로 망명한 미얀마 전직 정보장교들은 군사정권이 원자력을 개발한다는 명목은 핵무장을 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밀문서를 본 적이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1) 미얀마 군정이 비밀리에 건설 중인 땅굴 (2) 땅굴 입구 (3) 땅굴 내부 ⓒ버마민주주의소리(DVB) 
러시아가 연구용 원자로를 아직까지는 제공하지 않고 있고, 미얀마 군사정권도 연구용 원자로가 건설될 장소를 극비에 부치고 있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폐광지역인 프로메 인근 야산에 위치한 군사시설에 비밀 핵개발 기지를 건설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첩보에 따르면, 미얀마에는 20개의 군수 및 무기 생산시설이 있는데 이 중 2곳이 핵개발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한 곳은 플루토늄 생산원자로와 재처리시설이 들어설 자리이고 다른 한곳은 핵무기를 조립ㆍ생산할 곳이다.

북한의 ‘미얀마 핵개발 과외’가 사실이라면, 원심분리기를 고속 회전시키는 터빈 제작 등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에 필요한 핵심기술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일본 경찰은 자기측정장치(Magneto-tellurics)를 미얀마로 몰래 수출하려던 조총련계 북한 국적 사업가와 일본 수출업자 등 3명을 체포한 바 있다.(2009.6.30 마이니치신문) 이들은 자기측정장치를 요코하마항에서 말레이시아를 경유해 미얀마로 수출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기측정장치는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의 회전속도를 조절하는 데 필요하다.

북한 주재 미얀마 대사를 지내다가 망명하여 현재 민주화 운동가로 활동 중인 찬 툰 전 대사는 AP 통신과의 회견에서 “미얀마는 핵폭탄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 획득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피카예프 러시아 국제관계 및 세계경제연구소 군축분 과장은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미얀마를 일부 핵무기의 비축 기지나 핵기술을 제3국으로 넘기는 데 있어 중간 경유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미얀마에서 뭔가가 진행되고 있으며 북한과의 협력으로 핵무기를 가질 수 있다는 의혹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북한과 미얀마는 과연 어느 정도 협력관계를 맺고 있을까? 현재까지 확실하게 드러난 증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미얀마 군사대표단이 2008년11월 극비로 북한을 방문하여 북한군 수뇌부와 군사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당시 방문 사진과 기밀문서를 보도(2009.7.2)하면서 밝혀졌다. RFA가 입수한 사진과 문서는 모두 100여건으로, 군부 서열 3위인 쉐 만 참모총장을 비롯해 민트 라잉, 테이 윈 장군 등 미얀마 군 대표단 17명이 2008년11월21일 중국을 방문한다며 미얀마를 떠났지만 다음날 중국을 거쳐 북한을 방문해 같은 달 29일까지 머물렀다고 전했다.

기밀문서는김격식(천안함 폭침 주동자) 당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과 쉐 만 참모총장이 양국 간의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양해각서의 내용 일부를 보면 북한은 미얀마에 수송용 항공기와 선박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지하 군사시설 설치와 무기를 포함한 군사장비를 현대화하는 데 협력한다는 것이다.

당시 미얀마 군 대표단은 북한해군 방어통제센터, 남포의 해군본부와 비밀지하 벙커가 있는 묘향산, 시리아·이란 등에 주로 수출되는 평양 외곽의 스커드 탄도미사일 제조 공장 등 북한의 극비 군사 장소를 방문했다. 미얀마는 1983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노린 아웅산 테러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 국교를 끊었지만 2007년 다시 외교 관계를 재개한 바 있다. 미얀마와 북한이 재수교한 지 2년도 안 됐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긴밀한 군사협력 관계를 맺은 것은 그 이전부터 상당한 거래를 해왔다는 것을 입증한다.

실제로 미얀마는 1990년대 말부터 북한으로부터 소총과 기관총, 탄약 등 소형무기는 물론 130㎜M-46 야포, 다련장포, 함대함 미사일 등을 수입해왔다. 북한은 무기대금으로 미얀마로부터 쌀, 고무, 금괴 등을 받아갔다. 미얀마 전문가인 앤드류 셀스 호주 그린피스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이 취약한 미얀마의 야포 기술을 향상시켜주는 등 군 전력을 현대화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밝혔다.

두 번째 증거는 북한이 미얀마에 용도 불명의 땅굴 건설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땅굴기술은 전시 민간 전투지휘소까지 모두 지하에 건설했을 정도로 발달돼 있다. 북한 인민군 7총국 산하 공병국은 그 동안 미사일 기지, 핵 시설 등 각종 군사 시설을 지하에 건설해 왔다.

미얀마에선 현재 600~800개의 땅굴이 건설되고 있으며, 북한의 땅굴기술자들이 기술고문 자격으로 땅굴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일부 땅굴은 우라늄을 채굴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땅굴들은 군용 트럭이 들어갈 정도로 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진다. 땅굴에는 무기와 식량은 물론 전기와 수도 시설까지 설치돼 있으며 수백 명이 한꺼번에 거주할 수 있는 것으로 과거 북한이 많이 팠던 방식이다. 북한은 2003년부터 미얀마에 기술자를 파견해서 수도 네이피도 인근과 폐광지역 타웅지 등에 거대한 땅굴을 파왔다.

미국이 북한에게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말로만 강력 대응한다면, 불과 5년이면 세계 10번째 핵보유국의 출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미얀마에게 입주형태(?)의 ‘핵 과외’ 시범을 보이면서 최근에는 브라질의 ‘핵개발 과외’도 의사를 타진 중이다. 과장된 걱정이기는 하지만 ‘10번째 핵무기보유국 미얀마’, ‘11번째 핵무기보유국 브라질’이 등장한 이후에 아무리 ‘6자회담’, ‘7자회담’, … ‘N자회담’ 열어도 그 때는 “이미 버스는 지나간 뒤”다. 우리는 ‘북한 핵’에서 생생하게 봐왔다.


신성택(미국 몬트레이 국제학대학교 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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