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에게 김일성·김정일 父子 동상은 <br/>마음의 기둥…기둥 꺾이면 집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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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에게 김일성·김정일 父子 동상은
마음의 기둥…기둥 꺾이면 집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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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3-04-13 00:06:31 | 수정 : 2013-04-17 09: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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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화된 김일성·김정일 동상 숭배와 북한 주민의 삶은 ‘동일시’
한국에서는 절대 이해 할 수 없는 북한 세뇌 교육
“현 괴뢰당국자들도 이명박 역도처럼 천안호 침몰사건을 또 다시 우리와 억지로 연계시키고 연평도 포격전의 책임을 전가하면서 같은 성격의 ‘국지도발’이 재발된다면 평양을 비롯한 공화국 북반부의 이르는 곳마다 모셔져 있는 대원수님들의 동상을 미사일로 정밀 타격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함부로 고아댔다. 그러면서 이미 그 위치와 크기·특징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데 기초한 ‘제거우선순위목록’까지 만들어놓았다고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르고 짖어대고 있다.”

지난달 26일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전날 국내 언론이 보도한 우리 정부의 북한 동상 타격 계획에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이 모든 움직임은 우리의 인공지구위성발사와 지하핵시험을 기화로 벌어지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을 비롯한 온갖 추종세력들의 반공화국적대행위가 단순한 위협공갈단계를 넘어 무모한 행동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반발했다.

지난 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정책질의에서 “동상 타격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북한 동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북한은 국내 언론이 보도한 정부의 동상 타격 계획에 왜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북한 정권 유지에 있어 동상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내부에서든 외부에서든 동상을 타격할 경우 과연 어떤 결과가 발생할까.

북한 전문가들과 탈북자들을 차례로 인터뷰하며 ‘동상’을 비롯한 각종 우상화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의식 수준을 접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 역시 이해할 수 있었다. 북한 주민에게 김일성·김정일 부자 동상은 마음의 ‘기둥’이며, ‘삶’ 그 자체이고 ‘생존’의 이유다. 동상을 타격하는 것은 주민들의 정신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물론 북한 정권의 붕괴를 의미했다.

북한 제3차 4월의 봄 인민예술축전참가자들이 11일 평양 만수대 언덕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동상은 김일성·김정일 그 자체…동상 앞에서는 기침도 제대로 못해
북한에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비롯해 유화와 흉상·전적지·사적지 등 3만 5천여 개의 우상화물이 있다. 각 가정에 의무적으로 건 사진은 제외한 숫자다. 수도 평양을 비롯해 함흥·개성·청진·해산 등 대표적인 도시는 물론 군과 리 단위까지 다양한 우상화물이 즐비하다. 각 학교와 기업·공장 등 북한의 모든 건물에는 김일성·김정일 유화가 걸려 있고 흉상을 비치한 ‘김일성·김정일 연구실’을 별도로 갖추고 있다.

주민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깨끗한 걸레로 김일성·김정일 액자부터 닦는다. 동상을 비롯한 각종 우상물을 청소하는 작업을 북한에서는 ‘정성작업’ 또는 ‘모심작업’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수업을 시작하기 전 학교 인근에 있는 우상화물을 찾아 정성작업을 해야 하고, 이것을 마친 후 줄을 지어 등교한다. 학생들은 소학교에서부터 조직적으로 정성작업을 나누어 맡으며, 이에 대한 평가가 기록으로 남는다. 정치적 기념일이나 명절 때에도 정성작업이 이루어진다.

북한의 모든 건물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연구실’은 그 건물의 가장 좋은 자리에 위치하며 내부는 최고급 소재로 꾸몄다. 전기 부족으로 건물에 냉난방이 안 되더라도 연구실만큼은 반드시 냉난방을 해야 한다. 이곳에 들어갈 때는 별도로 마련된 깨끗한 신발로 갈아 신어야 하며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정중한 자세를 갖춰야 한다. 잡담을 하거나 웃음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우상물은 북한의 상징물인 동시에 최고 존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세인들이 가장 익숙한 것은 평양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쌍상인데 이 외에도 전국 각지에 이른바 백두산 3대 장군으로 불리는 김일성·김정일·김정숙(김일성 부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이들이 자라났거나 유년시절을 보낸 곳 혹은 항일 투쟁을 했던 곳에 따라 연령대별 동상이 서 있다.

북한 주민의 동상에 대한 예우는 단순히 ‘의미있는’ 구조물을 방문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들은 동상 정성작업을 하거나 묵념 또는 헌화를 할 때 ‘김일성 수령’을 ‘김정일 장군’을 ‘직접 뵈러 간다’고 여긴다. 동상 앞에서 충성 맹세를 하거나 기념보고대회 혹은 군중대회를 하는 것도 수령과 함께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동상 방문에 대한 정해진 예식은 없지만 한 가지 불문율이 있다. 사람으로 할 수 있는 최대 존중을 표현해야 하는 것이다.

주민들은 동상과 김일성·김정일을 동일시한다. 이 때문에 동상을 신성시여기며, 동상 앞에서 하는 말과 행동을 김일성·김정일이 듣고 본다고 여긴다. 이 때문에 동상 앞을 지나갈 때는 몸가짐을 각별히 하며 생리현상인 기침이나 재채기조차 제대로 못한다. 동상은 한낱 구조물에 불과하지만 ‘경외의 대상’으로써 북한 주민들의 정신세계를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탈북자 출신의 정광일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인권조사실장은 “북한 주민에게 동상은 마음의 기둥이다. 기둥이 꺾이면 집이 무너진다”고 설명한다.

이는 태어나서부터 집요하게 이뤄지는 세뇌교육의 결과이며 정성작업과 충성경쟁을 통해 몸과 정신에 그대로 새겨지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김익환 열린북한방송 대표·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 장세율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 (뉴스한국)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어버이 수령님 고맙습니다”
김일성이 글씨 새긴 나무에 화재 발생하자 19명 청년이 나무 구하겠다며 붙들고 사망

2010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조천국(48·가명) 씨는 45년 동안 동상을 우상으로 숭배하고 김일성·김정일을 신격화한 것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주민들이 동상을 비롯한 우상물을 숭배하는 것이 태어나서부터 시작되는 세뇌교육 때문이라고 말한다.

조 씨는 “여기서는 상식 밖이겠지만 북한에서는 아이들이 말을 떼기 시작하면 ‘어버이 수령님 고맙습니다’부터 배운다. 남한 사람들은 우리에게 ‘그렇게 자유가 없이 살면서 왜 폭동을 일으키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것을 설명하기란 정말 힘들다. 태어나자마자 김일성을 신격화하는 세뇌를 당하기 때문에 (동상 숭배는)생활 그 자체가 된다”고 말한다.

2007년 탈북해 2008년 2월 한국에 들어온 장세율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는 “탁아소 때부터 아이들이 배우는 인사법은 ‘경외하는 아버지 김일성 김정일 원수님 고맙습니다’이다. 아이들은 자신 앞에 차려지는 모든 음식을 비롯해 의식주 모든 것이 수령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세뇌교육은 소학교에서도 진행된다. 김일성이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가랑잎 타고 동해를 건넜다는 이야기를 배운다. 중학교에서는 각종 정치학과목을 통해서 김일성이 일본군에 맞서 기묘한 전술을 펼쳤다는 내용을 배운다. 정치 행사에도 참가를 하고 김일성이 싸웠다는 항일 혁명 전적지나 조국해방전쟁 전적지 또는 김정일이 다녀간 곳들을 찾아다니며 참관 교육도 한다”고 설명한다.

지난 2006년 18살에 가족과 함께 함경북도 회령에서 탈출한 정대성(25·가명) 씨는 “회령은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의 고향이라 김정숙 동상이나 고향집·사적지 등이 많다. 저는 어려서부터 시시때때로 이곳을 찾아 청소하고 풀을 뽑았다. 그때는 ‘내가 이걸 왜 하지?’라는 생각조차 못했다. 어렸을 때부터 했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여겼다. 정성작업을 통해서 충성심이 높아지고 당의 충직한 일꾼으로 자라난다고 믿었다. 동상 앞에서 묵념을 하거나 헌화를 할 때는 ‘이 분 정말 위대하다’ ‘수령님을 잘 떠받들고 장군님을 잘 보필했구나. 대단하다.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김익환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지속적인 교육과 세뇌가 결국 동상이라는 상징물을 통해서 김일성·김정일을 흠모하는 마음으로까지 연결된다”고 말한다. 평생에 걸친 세뇌교육은 한 사람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장악할 정도로 강력하다. 장 대표는 “한국에 와서도 (세뇌 교육당한 것이)안 빠지더라. 주변에서 김일성에 대해 뭐라고 하면 불끈하고 기분이 나빴다. 세뇌가 정말 무섭다”고 덧붙였다.

폐쇄된 공간 안에서 김일성·김정일을 신격화하는 교육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시작하며 충성경쟁에 돌입한다. 충성경쟁은 자발적인 정성작업과 일맥상통한다. 학교나 기업·공장 등지에서 정해진 정성작업을 하는 것 외에 새벽에 자발적으로 청소를 하는 것을 충성의 척도로 삼는 것이다. 충성경쟁에서 얼마나 경력을 쌓느냐가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 사회에서 부모들이 조기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면 북한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자녀들을 정성작업에 내보내는데 적극적이다.

세뇌교육에서 출발한 충성경쟁은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정도로 참혹하다.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김일성·김정일 사진이라고 한다. 건물 안에 구조가 필요한 사람이 있더라도 먼저 사진을 구해 나오면 ‘충성영웅’ 칭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 양강도에서는 김일성이 빨치산 시절 ‘조선독립 만세’라고 적힌 나무를 화재에서 구하기 위해 19명의 10~20대 청년들이 나무를 끌어안고 화마에 휩싸여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북한은 꽃 같은 나이에 사망한 청년들을 애도하기보다는 ‘위대한 수령님’의 업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막았다며 죽은 이들을 ‘충실한 영웅들’이라고 선전했다.

북한 청년전위 맹세모임이 10일 평양 만수대 언덕 김일성, 김정일의 동상 앞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동상 주변에 24시간 경비 삼엄…보수·세척 작업할 때는 철저히 가려
1990년대 중반 계기로 경외심 점점 약해져…김정은 등장하면서 더욱 심각

김윤태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사무총장은 “동상은 북한 주민에게 김일성과 김정일의 위대성을 선전하는 수단이고, 이를 통해 그 위대성을 끊임없이 머릿속으로 되뇌이게 한다. 동상은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끊임없이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는 매개체로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김일성·김정일 동상은 세뇌교육과 충성경쟁의 최고 정점에 서 있는 존엄 그 자체다. 사람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군 병력이 24시간 동상 주변을 철저히 감시하며 경계 활동을 벌이고 CCTV를 설치해 감시한다. 동상 주변을 경계하는 군 병력은 1개 소대 규모이며, 사적지의 경우 1개 대대가 지킨다. 이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누군가 동상에 위해를 가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동상 보수나 세척을 할 때는 철저히 가림막을 쳐 주민들이 절대 볼 수 없도록 한다. 보수를 하려면 불가피하게 동상을 만지거나 뜯어내야 하는데 동상을 손대는 것은 김일성 혹은 김정일에게 손을 대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동이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동상에 대한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로 절대 노출시키지 않는다. 세척을 위해 물을 뿌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도 당국에서 지정한 ‘1호 미술가’ 만이 그릴 수 있으며,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서만 작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이처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우상화작업도 경제 상황에 맞물려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 당국에 대한 신뢰와 우상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도는 모두 높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당국의 신뢰와 함께 동상에 대한 경외심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탈북자 수가 2만 5천여 명에 달하는 지금 수많은 경로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북한 내부로 흘러들어가면서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동상 혹은 김일성·김정일 신격화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요인이다.

북한 내부와 연락을 취하고 있다는 한 탈북자는 “예전에는 ‘수령님’ ‘장군님’이라고 했지 ‘김정일’이라고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은이 그 조그만한 애가’라고 부르는 실정이다. 경외심이 약해진 정도가 아니다. 예전에는 꿈도 못 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위대한 수령’인데 어떻게 ‘정은이’라고 이름을 부르나”라며 내부 상황을 설명했다.

북한이 ‘동상 타격 계획’에 발끈한 이유, 동상 타격은 체제 붕괴와 같은 말
북한 당국이 김일성·김정일을 신과 동일시하고 동상을 김일성·김정일과 동일시하는 것은 주민들의 정신세계를 장악해 체제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상이 누군가에 의해 타격을 받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먼저 북한 당국은 이 사건을 내부 결속을 위한 카드로 사용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동상 타격 사건은 그 자체로 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경외심을 깨뜨리고 당에 대한 충성심까지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신과 동일하다고 여겼던 존재가 눈앞에서 박살난다는 것은 주민들이 가지고 있던 정신적 기둥이 주저앉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동상 타격은 신격화를 강타하는 것이다. 신격화의 정신을 깰 수 있는, 뿌리째 흔들 수 있는 대단한 파장력을 가질 것이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외부에서 동상을 타격했을 때 상황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내부 결속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에 대한 사소한 불만을 가진 세력들도 동상 타격을 계기로 당국을 중심으로 결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대표는 “1970년~1980년대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주민들은 당국을 중심으로 100% 똘똘 뭉쳤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당국이 주민들을 뭉치게 할 수는 있지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내가 우리 나라를 수호해야겠다’ ‘동상을 파괴한 적들을 까부수겠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 힘이 약할 것이다”고 전망한다.

체제에 불만을 품고 있는 주민들은 동상 타격 사건을 기점으로 반체제 활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 실장은 “만약 보천보에 있는 김일성 동상이 파괴됐다고 가정할 경우 주민들에게 주는 영향은 핵폭탄이 터지는 것보다 더 클 것이다. (정신적인 부분이)무너지는 것이다. 당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나처럼 저런(체제에 대한 불만)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디엔가 있구나하고 생각을 할 것이다. 한 두 개의 동상이 타격되는 것을 기점으로 민주화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슬 기자[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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