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항의방문단, “옥시 영국 본사가 3·4단계 피해자를 시혜 대상으로 만들어”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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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항의방문단, “옥시 영국 본사가 3·4단계 피해자를 시혜 대상으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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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11 14:43:09 | 수정 : 2016-05-11 22: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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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종 씨, “본사 CEO와 실제 대화는 20분…주총 발언 반복하고 떠났다”
11일 정오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사망사건' 유가족과 환경운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 영국 본사 항의방문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뉴스한국)
가습기 살균제로 아들을 잃은 유족 김덕종(40) 씨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11일 정오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영국 항의방문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씨는 2009년 당시 36개월이었던 아들을 응급실에서 나흘 만에 잃었다. 이번 항의 방문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사람은 라케쉬 카푸어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와 면담을 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는 받지 못했으며, 한국을 방문해 피해자들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요구도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강찬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와 유가족 안성우 씨를 포함해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항의방문단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옥시 영국본사 RB CEO는 항의방문단에게 그리고 한국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6일(현지시각) 런던 외곽 슬라우에 있는 레킷벤키저를 항의 방문해 카푸어 최고경영자와 만났다. 40분 동안 면담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카푸어 최고경영자가 전날 주주총회에서 언급한 유감 표명을 반복해서 읽다시피 하고 이를 통역하는데 많은 시간이 쓰였다.

카푸어 최고경영자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 방문단은 “재수없게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는 뜻으로도 읽히고, 300억 원이 넘는 자신의 연봉을 결정하는 축하 자리에서 이런 문제를 거론해 유감이라는 걸로도 읽힌다. 그의 표현을 배석한 한국옥시 이재원 전무가 ‘사과한다’고 통역했고, 항의단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기 전에 밖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에게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사과했다’는 문구가 있었지만 실제 주주총회 발언기록에는 사과한다는 표현이 없었다”고 말했다.

방문단은 “카푸어 최고경영자에게 '주주총회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미안하다고 했다던데 개인적이라는 게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묻자 그는 ‘공식적인 주주총회에서 한 말이 개인적인 것이겠느냐’는 식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방문단은 “방문단을 만난 건 국제 뉴스화하는 문제를 진화하기 위해 사과를 가장한 의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방문단은 “한국에 와서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는 우리의 요구에 카푸어 최고경영자는 주주총회에서 밝힌 입장을 다시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강변했다. 또 자신이 항의단을 만나기 위해 다른 약속들을 취소하기까지 했다며 자신의 말만 일방적으로 하고는 자리를 떠나버렸다. 우리의 요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지적했다.

[동영상 : 기자회견이 끝난 후 김덕종 씨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들은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는 피해자들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1·2단계만을 피해자로 인정해온 한국 환경부의 방침을 교묘하게 악용했다. 1·2단계는 소위 ‘포괄적’으로 보상하지만 나머지는 보상대상이 아니므로 인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3·4단계 판정에 해당하는 피해자들도 1·2단계와 똑같이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사용했지만 판정기준이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 누누이 지적되어 현재 판정 기준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가 위원회가 가동 중이라는 점을 무시하고 3·4단계 피해자를 시혜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다시말해 사실 관계가 없는데 불쌍히 여겨 이미 인도적 기금으로 환경부에 기부한 돈으로 몇푼 던져 줄테니 그리 알라는 것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또 “레킷벤키저 최고경영자는 마지막으로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건 사과가 아니다’라고 거부하는 피해자의 면전에서 하는 그의 말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말이었다. 한국에서 전개되는 불매운동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걸 막는 것이 자신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하는 걸로 들렸다”며, “한국 국민들의 불매운동으로 옥시 제품을 시장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한국 검찰이 살인죄로 전현직 임원들을 구속 기소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한국민을 모욕하는 옥시 영국 본사 책임자를 한국으로 불러와 피해자들 앞에 무릎 꿇어 앉히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후 김 씨는 “최고경영자가 별도의 장소에서 할 말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최고경영자로서 피해자 부모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옥시 대표로 피해자 전체에게 사과하는 것’이냐고 물었지만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에게 ‘개인적인 사과를 받으려고 14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고 영국까지 간 것은 아니다. 당신이 사과를 할 것이라면 대한민국에 와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고 했지만 대답을 회피하고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가 자신에게 전달해 준 레킷벤키저 책자를 소개하며, “레킷벤키저가 한국 옥시를 100% 소유한다는 게 주총 자료집에 나와 있다. 옥시와 영국 본사의 관계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자료다. 지난해 항의 방문했을 때는 영국 본사와 한국 옥시가 법적으로 다른 회사라는 식으로 선을 그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번에 주총 자료집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강찬호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은 4당(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의 원내대표에게 특별법에 대한 청문회, 국정조사, 특위 설치와 관련한 공개 면담을 요구한다. 언제·어떻게 실시할 것인지에 대해 피해자와 국민 앞에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 내용을 토대로 레킷벤키저와 테스코를 영국 검찰에, 세퓨를 덴마크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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