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장관, "제도 미비 통감"…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직접 사과는 거부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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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규 장관, "제도 미비 통감"…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직접 사과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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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11 22:19:38 | 수정 : 2016-05-12 16: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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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사과로 끝날 일 아냐 명백한 직무유기…검찰 수사 받아야"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유족인 안성우 씨가 자료를 들며 항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11일 오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한 환경부 현안보고를 받았다. 환노위 위원들은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허술한 제도 관리를 지적하며 윤성규 환경부 장관에게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윤 장관은 법제가 미비한 것에 통감한다면서도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현안보고를 하는 윤 장관 바로 뒤에 가습기 살균제로 아내와 자식을 잃은 유족이 있었지만 그는 돌아보지 않았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최소한 당시 기술력이 모자랐건 감독 능력이 부족했건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최소한의 사과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윤 장관은 "인사말에서 말했듯이 법제가 미비한 것에 통감한다"고 간단하게 답했다.

그러자 한 의원이 강력하게 사과를 촉구했다. 아래는 한 의원의 말이다.

"장관은 대한민국 국민의 환경부 장관이다. 그 전에 있었던 환경부 장관이 어떤 기술적 구조로 잘못했다 하더라도 그 영향으로 이렇게 큰 사고가 일어나서 아픔이 생긴다면 국가는 사과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이 아니라 환경부 장관으로서 당연히 사과해야 한다. '부족하고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한다. 사과하는 게 어렵나. 왜 사과 못하나. 사과하시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시라."

그러자 윤 장관은 "저도 법적 문제를 떠나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이렇게 통감한다고 밝히는 것에) 의원님의 요구를 담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오늘 만들어진 법도 완벽하지 못하다. 말하자면 그런 속성이 있다"며 제도 부족을 탓했다.

한 의원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완벽하지 못한 제도는 누가 만드나.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저분들이 보호를 받았나. 아니지 않나. 왜 죄송하다는 말을 못하나"라고 추궁했지만 윤 장관은 "저는 이미 그런 취지의 말씀을 드렸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민현주 새누리당 의원이 "가습기 살균제는 인기가 있었고 시장에서 많이 팔렸지만 정부 부처의 관리 감독에는 빠져 있었다"고 지적하자 여기에 대해서는 "그렇다. 사각지대에 있었다"고 답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사과 수준을 넘어 직무유기와 축소·은폐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심 의원의 발언 중 일부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안방의 세월호 사건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했고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 정부의 제1의 사명임을 명심했다고 하더라도 희생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국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긴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사과 이야기를 했는데 사과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다. 환경부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를 포함해서 명백한 직무유기이고 축소·은폐를 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전제하고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이어 심 의원은 1994년에 유공(현 SK케미칼)이 미국에서 개발한 CMIT·MIT를 희석해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했을 당시 이미 미국은 흡입독성에 대해 자료를 만들어 둔 상태였음을 지적했다. 그는 “2013년에 장관에게 질의할 때 두 가지 때문에 억장이 무너졌다. ‘당시 과학 기술 수준으로는 결함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는 말과 ‘국민의 세금 가지고 책임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답변이다. 지금도 정부는 당시 유공이 CMIT·MIT의 독성을 몰랐다고 생각하나. 아직도 몰랐다고 생각하나”라고 재차 물었다.

심 의원은 “정부의 태도가 뭔가. 현대 과학의 한계를 거론하면서 이 문제에 대한 어떤 대책도 회피했다. 이 대목에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걸핏하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말하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문제에는 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하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정부가 1·2등급 피해자에 대해 어떤 추적 조사도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심 의원은 “추적 조사는 아주 상식적인 절차다. 제가 환경부에서 받은 환자기록 47명 분을 분석해 타질환 증세를 확인했다. 하룻밤만 분석하면 가능한 이 일을 왜 3~4년 동안 안 했나”라고 묻자 윤 장관은 “그것은 전문가의 영역이다”며, “책상에 앉아서 하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심 의원이 “환자 기록이 있는데 책상에 앉아서 안하면 뭐 어디 가서 하나. 그러면, 환자들 만나고 다녔나. 만났나”라고 묻자 윤 의원은 “제가 왜, 제가 만나야 되나. 의사가 추적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장하나 더민주 의원은 첫 번째로 윤 장관에게 질의하며 “약 15년 동안 800만 개의 가습기 살균제가 유통됐다. 그렇다면 과연 기업만의 잘못인가. 죽음에 이르는 생활화학제품이 버젓이 유통됐다면 그 허점과 구멍에 대해서 정부가 무한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사과하지 못하나”라고 지적하며, “우리 정부는 (법제 미비로) 법 위반 사항이 없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사지 말라는 가습기 살균제를 어렵게 구해서 산 게 아니라 마트에 가면 치약 옆에 놓인 가습기 살균제를 손쉽게 산 것이다. 기업도 정부도 현행법 위반 사실이 없기에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우리 정부가 일개 기업 수준이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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