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의 조선', 시간을 뛰어넘어 옷과 문양으로 만나는 조선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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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조선', 시간을 뛰어넘어 옷과 문양으로 만나는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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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1-23 16:58:48 | 수정 : 2016-12-05 13: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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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조선의 옷매무새' 여섯 번째 작업 전시
조선 17세기 경기도 남양주시 권우(1610~1675)묘에서 출토한 단령이다. 구름문양이 있는 비단을 사용했다. 짙은 청색이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오랜 기간 무덤 안에 있으면서 본연의 색을 잃었다. 다만 청색 일부가 옷에 일부 남아 있다. (뉴스한국)
사람이 죽어서 남긴 것은 비단 이름 만은 아니다. 수백 년 전 우리와 같은 곳을 살았던 이들이 남긴 옷에서 조선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경기도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기념 특별전 '의문의 조선'을 개최했다. '조선의 옷매무새' 시리즈 중 여섯 번째 작업이다. 11일 시작해 내년 3월 5일까지 열린다. '의문'은 옷의 문양을 말한다. 조선시대 옷과 문양이 그 시대와 철학을 어떻게 담아냈는지 목격할 수 있다.

전시장은 마치 작은 웜홀처럼 시간을 뛰어 넘어 조선시대 한 부분과 마주하는 느낌을 준다. 묘에서 출토해 보존처리를 거친 실제 조선시대 옷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이 지니고 있던 고운 색깔이 사라지고 자수는 흔적만 남았지만 수백 년의 세월을 뚫고 21세기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경기도박물관은 경기도 명가에서 기증받은 유물과 출토복식유물 1400여 점을 보존 처리하고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며 조선시대 의복문화의 생생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전시회는 총 5부로 짜여 있다. 1부는 조선시대 관리의 업무복으로 착용한 ‘공무용 예복, 흑색 단령’이다. 단령은 목 부분이 둥근 깃 모양을 따서 부른 옷이다. 민간에서는 특별히 혼례복으로도 착용했다. 국정을 의논하는 자리에 오는 관리들이 제멋대로 옷을 입고 나오자 세종 28년(1466년)에 중요한 회의에는 검게 염색한 흑색 단령을 입도록 하면서 착용한 것이다. 고종 21년(1884)년 갑신정변 때 의복제도를 개혁하면서 관리 복장이 간소화해 흑단령만 입었다. 그러다 1900년에는 단령식 관복을 없애고 서구식 관복을 받아들였다.

2부는 여성의 예복인 녹색 원삼이다. 원삼은 사대부가 여성의 예복으로 민간에서는 특별히 혼례에만 입을 수 있었다. 3부는 학문을 깊이 연구하던 유학자의 상징적인 의복인 '백색 심의'를 다루었다. 상의인 저고리와 하의인 긴 치마가 이어져 발목에 이른다.

4부는 의례용 예복 홍색 조복이다. 조복은 붉은색의 조복과 금색의 양관이 선명하게 조화를 이루어 위용을 갖춘 옷으로 관원의 예복 중 가장 화려한 정장이다. 국가적인 경사나 새해 첫날, 동지, 매월 초 하루, 보름, 왕·왕비·왕세자의 생일 등 축하 의식에도 입었다. 조선 전기(16세기 후반까지)에는 1~9품의 모든 관리가 조복을 입었지만 임진왜란 이후인 조선 후기 이후 효종 대에 이르러는 1~4품까지의 관리만 입었다. 5품 이하의 관리는 흑단령을 입는 제도로 바뀌었다.

5부는 예복처럼 일정한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배자를 전시했다. 배자는 소매가 없는 윗옷인데 규칙에 구애 받지 않고 편의와 아름다움만을 고려해 만들다 보니 신선하고 재미있는 디자인이 많다. 지금 입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세련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전시회장 곳곳에는 옷 뿐 아니라 실제 옷을 입고 있는 초상화와 병풍이 있어 눈길을 끈다. 유순정 초상은 중종 1년(1506년) 중종반정에 공을 세웠다고 해서 제작한 것이다. 1702년에 그린 초상으로 관리들이 공무를 하며 입는 흑단령 차림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송시열(1607~1689) 초상에서는 유학자들이 입는 옷인 심의를 입은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844년 헌종과 두 번째 부인 효정후의 가례를 축하하기 위한 행사장면을 담은 ‘헌종가례진하계병풍’도 전시했다. 조선후기 관리의 의복 차림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정미숙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볼 유물로 권우 묘에서 출토한 '폐슬'을 강조했다. 폐슬은 무릎을 가린다는 뜻으로 조복의 무릎가리개를 말한다. 그간 폐슬은 한국에서 무늬가 없는 형태로만 출토했고 세부 문양을 기록한 문서도 없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권우(1610~1675)묘에서 출토한 폐슬은 화려한 금빛 자수가 온전한 첫 사례다. 경기도박물관은 6개월에 걸쳐 완전한 모습으로 복원했고 당시 화려한 색을 그대로 해 재현작품까지 만들어 공개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다양한 출토 복식을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한 작품과 비교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 기능 보유자인 국가무형문화재 자수장 최유현(제80호), 침선장 구혜자(제89호), 누비장 김해자9제107호) 선생과 복식연구가들이 참여해 품격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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