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경품 미끼' 개인정보 장사 관행 '뿌리 뽑히나'
경제

대형마트 '경품 미끼' 개인정보 장사 관행 '뿌리 뽑히나'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로 기사보내기 미투데이로 기사보내기 네이버로 기사보내기 구글로 기사보내기 싸이월드로 기사보내기

입력 : 2017-04-07 22:34:14 | 수정 : 2017-04-07 22:38:52

프린트 | 기사 스크랩     글자작게글자크게


대법, 홈플러스 '1mm 고지'에 "무죄 아니다" 원심 파기환송
보험사 최근 3년간 구매 개인정보 278만건…84억원 지출
정부 '깨알글씨' 개인정보동의서 알아보기 쉽게 법안 개정
자료사진, 지난해 1월 참여연대 등 13개 시민·소비자단체가 홈플러스의 고객정보 불법판매 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부상준 부장판사) 1심 재판부에 1㎜ 크기 글씨로 작성한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뉴시스)
경품 행사를 통해 입수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홈플러스와 전·현직 임직원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한 가운데 과거 대형마트들의 경품행사 관행과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은 7일 "응모권에 1mm 크기의 '개인정보가 보험회사 영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고지문이 있어 개인정보보호법상 '고지(告知) 의무'는 다했다고 본 1·2심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당초 하급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홈플러스에 부과한 4억3500만원의 과징금 역시 취소해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앞서 1, 2심에서는 1㎜ 크기 고지사항도 "사람이 읽을 수 없는 크기가 아니며 복권 등 다른 응모권의 글자 크기와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판단, 홈플러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었다.

이 같은 법원의 판결을 두고 참여연대와 경실련,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13개 시민단체에선 '기계적 판단'이라는 취지로 강한 반발을 보이는 등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대형마트 등 '개인정보 장사' 이어져…경품 대행사 '불법'도

홈플러스는 당시 경품행사 등을 통해 입수한 2400만여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여러 보험사에 팔아넘겨 230억원 안팎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뿐 아니라 대형마트 등 유통기업들의 경품을 미끼로 한 '개인정보 장사'는 '깨알글씨' 때문에 소비자들은 잘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관행처럼 이뤄져왔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위 5대 보험사가 영업을 위해 최근 3년간 구매한 개인정보가 278만건이며 수수료 명목으로 지불한 비용도 84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의 가격은 수집된 경로와 대상에 따라 가격도 제각각이었다. 모 홈쇼핑은 지난해 9월 보험회사에 1만7165건의 '이름, 휴대폰 번호'를 제공하고 11억6000만원을 받았다. 개인 정보 한건당 6만8000원 꼴이었다. 한 대형마트는 보험사에 4만2308건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1954만원을 지불하여 건당 약 462원 수준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불법적인 거래도 있었다. 지난 2015년에는 경품행사대행업체가 한 대형마트 경품행사 때 고객정보 467만건을 불법수집한 뒤 70여억원을 받고 보험사 3곳에 팔아넘기다 적발되기도 했다. 다른 대형마트의 같은 해 행사에서 다른 경품대행업체가 고객정보 22만건을 불법 수집해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대형마트 사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직원은 대행사와 결탁해 경품행사에서 1등 당첨자를 친척·지인 등으로 바꿔치기해 경품을 사실상 빼돌리기도 했다.

◇정부 '깨알 고지' 근절위해 '개인정보보호법' 강화

사회적 논란이 일자 정부에선 향후 개인정보 취급자는 이용자가 개인정보 동의서 주요 내용을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도록 강제했다. 지난달 30일 행정차지부는 개인정보처리 서면 동의서 작성시 주요 내용의 가독성을 높이도록 의무화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최근 대형마트 경품 응모권 뒤의 작은 글씨 동의서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과 같이 동의 사항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현행 규정을 강화해 동의 사항 중 중요한 내용을 명확히 표시하도록 했다.

행자부는 법 시행일에 맞춰(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 개정법의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과 행정자치부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법 개정으로 개인정보 수집·이용, 제공에 관한 동의서 주요 내용을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한다. 법 시행에 맞춰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 수집하려는 개인정보 항목, 개인정보 이용·보유기간 등이다. 밑줄·괄호 등 기호, 색깔, 굵고 큰 문자 등 표시방법도 정한다.

◇경품 가격 폐지에도 '홍역' 치렀던 대형마트는 경품행사 안하거나 최소화

대형마트 업계에선 과거 경품행사 관련 고객정보 불법 수집 등 불미스런 일을 거친 탓에 한동안 지난해 초까지는 대형·고가 경품뿐 아니라 경품 행사를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경품 가격과 총액 한도를 규제한 '경품류 제공에 관한 불공정 거래 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 폐지안을 발표하면서 다시 아파트 등 고가 경품들이 나오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대형마트 업계는 여전히 경품행사를 진행하지 않거나 향후에도 경품 행사 실시 관련 검토를 하지 않고 있는 곳이 많다. 경품 행사를 하더라도 과거 최고 금품 상한(2000만원) 이하의 행사만 진행하는 등 고객 개인정보 획득을 위한 움직임은 전혀 감지 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대형마트 업황상 대형 경품 행사를 할 여력이 못 된다"면서 "지난 2015년 경품을 통한 고객 정보장사로 비난을 받은데다 지난해에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홍역을 치른 이후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며 문제될 만한 일을 아예 하지 않고 있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뉴스한국닷컴  [news@newshankuk.com]


저작권자 ⓒ 뉴스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분야별 주요뉴스

| 정치 | 경제 | 사회 | 국제 | 문화 | 연예 | 스포츠 | 북한

이전 다음




핫이슈

못 믿을 숙박앱 이용 후기…공정위, 사업자에 과태료 부과 결정
"청결 상태며 창문도 안 닫히고 최악이다" 숙박시설을 이용한 소...
안양에서 시신 일부 발견…지난해 발생한 동거녀 살인사건과 연관성 커
경기도 안양시의 한 야산에서 시신의 일부가 나와 경찰이 수사에 ...
한강공원 화장실 비상벨 설치…“살려주세요” 외치면 경찰 출동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한강공원 화장실에 ...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항소심서 5~8년 감형
20대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섬마을 여교사 ...
경산 자인농협 총기 강도 사건 발생…경찰, 공개수배
20일 오전 경북 경산 지역에서 권총을 가진 은행 강도 사건이 ...
전남 여수에서 규모 3.2 지진 발생…기상청, "피해 없을 듯"
20일 오후 전남 여수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유승민 측, 문재인 ‘북한 인권결의안’ 관련 허위사실 유포 고발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측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허...
tvN '혼술남녀' 신입 PD 자살 사건…유가족, "회사 책임 인정해야"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신입 PD 이한빛(남·사망 당시 ...
녹색소비자연대, “단통법 시행 후 가계통신비 부담 커져”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가 14일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
대법원,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범인 징역 30년 확정
서울 강남역 근처 공용화장실에서 여성을 살해해 ‘여성 혐오’ 논...
폭력시위 선동 혐의 정광용 박사모 회장 경찰 출석
정광용 새누리당 사무총장이 12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경찰, 대학 사물함 뭉칫돈 사건 추적하다 수상한 행적 발견
대학 사물함에서 나온 2억 원 상당의 뭉칫돈의 출처를 추적하던 ...

TODAY 뉴스

더보기

서울농수산식품公-청과상인, ‘가락몰 이전’ 2년 갈등 해소
가락시장 현대화시설 ‘가락몰’로의 이전을 둘러싼 농수산식품공사와 청과상인들의 갈등이 2년여 만에 해결됐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와 청과직판상인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8일 공사 대회의실에서 가락몰 이전에 대해 최종 합의하고 합의서에 서명했다. 지난 2015년 2월 ‘가락몰’이 준공돼 가락몰 입주대상인 직판상인 808명이 가락몰로 이전했지만 청과직판상인 661명 중 330명은 사전협의 부족 등의 이유로 이전을 거부하며 기존 영업장에 그대로 머물러왔다. 공사와 협의회는 지난 2년여 간 지속돼온 이전 분쟁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부터 세 차례의 협상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14일 미이전 상인을 대상으로 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다수가 찬성해 최종 합의로 이어지게 됐다.

많이 본 뉴스

멀티미디어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