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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비밀군사협정 체결” 김태영 전 국방 실토…김종대, “MB 석고대죄”

등록 2018-01-09 11:00:12 | 수정 2018-01-09 15:43:02

“국민이 모르는 사이 중동 수니파 국가와 사실상 동맹”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이명박 정부 때 맺은 아랍에미리트와 맺은 비밀군사지원협정을 맹비판했다. (뉴스한국)
임종석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이유가 이명박 정부 때 맺은 비밀군사협정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후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회와 국민 모르게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실을 실토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앞서 8일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2009년 12월에 원전 계약을 체결하기 한 달 전쯤인 11월에 UAE하고 우리 정부 간에 양해각서를 상호방위협정 형식으로 체결하면서부터 문제가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문표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은 9일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이) 이걸 안 밝히면 저희들이 역으로 밝힐 수 있게끔 조치할 것이다. 이렇게 큰 의혹을 던져 놓고 얘기를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김 의원이 의혹 제기를 뒷받침하는 뭔가를 내놔야 하는 시점에 공교롭게 김 전 장관의 인터뷰가 나왔다. 9일자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한 김 전 장관에 따르면, 2009년 이명박 정부는 당시 프랑스가 맡기로 거의 확정한 UAE 원전 사업을 따내기 위해 국회 비준 없이 군사 카드를 활용했다. UAE는 돈이 많고 땅이 넓지만 인구가 600만 명 정도라 안보가 늘 불안하고 외국 군대를 자국에 주둔시키고 싶어 하는데 이 점을 공략했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설명이다.

김 전 장관은 “(협정은) UAE에 군사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한국군이 UAE에 와 주는 거였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 우리 군을 보내려면 반드시 국회 비준을 거쳐야 하지만 김 전 장관은 국회에서 계획이 틀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비공개로 추진했다고 털어놨다. 만약 UAE가 파병을 요구하는 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국회 비준을 받기로 하고 당시 일을 처리했던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지금 시각에선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2009년엔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자신했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인터뷰 기사는 9일 오전 2시 30분께 인터넷판에 올라왔다.

9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은 김 의원은 “김 전 장관이 밝힌 사실은 중요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첫째, 국민이 모르는 사이에 중동 수니파 국가와 사실상 동맹·형제국이 되었다는 점, 둘째, UAE에 파견된 우리 특전사 병력은 유사시 중동분쟁에 자동개입 인계철선이 되어 이제 UAE 동의 없이는 철군이 어려워졌다는 점, 셋째, 헌정 최초로 3국과 동맹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한미관계에 중요한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라며, “장기적 안목에서 그 여파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이면합의는 없다’고 거짓말로 일관한 당시 국정 최고책임자 이 전 대통령과 자성은커녕 오도된 정치공세로 일관한 자유한국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이날 오전 출연한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서 예맨 내전이 격화한 2017년까지 UAE가 요구하는 탄약·물자 지원을 못했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양해각서이기 때문에 일부 문제되는 조항을 수정하자고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에 UAE에 쫓아간 것이다. 그러니 UAE가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국교 단절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 UAE가 GS·SK 이런 국내 굴지 대기업과 거래를 끊겠다고 하니 임 실장 입장에서는 적폐청산 차원에서 양해각서 진상을 규명해야 하긴 하지만 걸려 있는 국내 기업의 이익이 너무 커 수습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김 전장관이 당시 체결한 협정을 국문으로 번역한 게 외교부였는데, 외교부 관계자들이 번역하면서 ‘국방부 걔들 미쳤다’, ‘이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