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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D-1]'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가는 문 열리나

등록 2018-04-26 08:55:07 | 수정 2018-04-26 08:56:42

北 핵실험 중단 등 조치로 정상회담 비핵화 논의에 '파란불'
文대통령, 비핵화 의지·방법 구체화에 총력…美·北 간극 좁히기가 관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시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2018 남북 정상회담'이 마침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문을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핵화는 이번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여러 의제 가운데서도 가장 핵심 의제로 꼽힌다. 한반도 평화의 최대 위협요소인 핵무기의 제거가 전제돼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의미하는 '항구적 평화정착'이나 경제협력과 인도적 지원을 비롯한 '남북관계 발전' 같은 다른 의제에서도 진전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물론 '핵 없는 한반도'를 결정할 최종 담판은 5월 말이나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비핵화로 가는 각론에서 북미 간 입장차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얼마나 구체적이면서도 강도 높게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한 상황이다.

결과를 낙관하긴 이르지만 일단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이전보다 진전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비핵화 대화 국면을 조성한 것은 타결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결정서를 채택했다. 기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폐기하고 경제건설 총력 노선으로 전환하겠다는 뜻도 천명했다.

북한이 결정서에서 직접 '비핵화'를 언급하지는 않은 만큼 사실상 '핵 보유국' 선언과 다름 없다는 경계론도 있지만 핵 유예와 동결, 그리고 불능화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비핵화로 가는 첫 발을 뗀 것이란 긍정적 평가에 보다 힘이 실린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3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로 높이 평가한다"며 "북한의 핵동결 조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중대한 결정으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청신호"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과정의 입구를 핵 '동결'로, 출구를 핵 '폐기'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이번 조치를 핵동결로 정의내린 것은 현 상황을 완전한 비핵화의 길에 진입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선제적 조치로 형성된 우호적 여건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3단계 평화협정 로드맵' 실현의 첫 단계로 십분 활용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이 구상하는 평화협정 로드맵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의미의 종전을 선언하고 이어지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 내며 남북미 3국 정상회담에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육성을 통해 재확인될 비핵화 의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정상 선언문에 담아내는 동시에 비핵화 방법론을 구체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관건은 비핵화의 개념과 방식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인식차를 얼마나 좁히느냐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고수하고 있으며 '선(先)비핵화, 후(後) 보상' 방식이 아니면 안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북한은 한·미의 '동시적·단계적 조치'를 주장하고 있어 비핵화 단계별 보상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오찬 간담회에서 "궁극적으로 북미 간 합의는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가 중간에서 북미간 생각의 간극을 좁혀가고 양쪽이 다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반도 운전자'를 강조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남북 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항할 수 있도록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핸들링이 요구되는 시점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청와대에 따르면 양측은 남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비핵화 관련 공조방안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으며 북미 정상회담 전 한미 정상회담 개최 방안도 협의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빨리 공유함으로써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간극을 좁히는데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문 대통령이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그만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보여줄 남북 정상회담 결과물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 남북 간 비핵화 의제와 관련한 조율이 상당 부분 진척돼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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