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국제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美 워싱턴서 비핵화 회의론 솔솔

등록 2018-05-08 09:04:54 | 수정 2018-05-08 11:23:11

수미 테리, "북한엔 수백 개 지하 터널…비핵화 100% 검증 불가능"
빅터 차, "美 CVID를 한국 등 다른 나라도 타당하다고 여길지 의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환송했다. (뉴시스)
조만간 열릴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두 나라 지도자가 비핵화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룰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 워싱턴에서 비핵화 회의론이 고개를 든다. 트럼프 행정부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를 주장하지만 비핵화를 100% 검증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북한이 과연 보유한 핵무기를 내놓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 있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연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수미 테리 CSIS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100%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소리방송 보도에 따르면 테리 연구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얼마나 가졌는지 어디에 보관하는지 알 수 없는데다 북한에는 수백 개의 지하 터널이 있고, 북한이 미국이나 국제사회로 하여금 북한 모든 지역을 사찰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비핵화를 관리하는 것과는 별개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내놓을지가 비핵화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차 석좌 역시 '검증'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핵 관련 시설을 공개한다면 검증이 가능하겠지만 공개하지 않은 것을 검증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비핵화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100% 비핵화했는지 아닌지는 오직 북한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CVID를 요구하지만 한국·중국·일본 등이 같은 입장인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북한 핵 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주변 국가들이 비핵화 개념을 달리한다면 대화나 협상이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이클 그린 CSIS 부소장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에 탄력이 붙었지만 실제 열릴 가능성은 높아야 80%"라며, "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등이 매우 불분명하기 때문에 아예 열리지 않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2015년에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가능성이 높았지만 결국 무산한 전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테리 연구원은 "만약 미북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이미 관여와 협상이라는 카드를 모두 사용한 상황인데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관계는 계속 이어지겠지만 군사 충돌 위험은 지난해 11월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 석좌도 비핵화 협상이 실패한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껏 강조한 '외교적 해법'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