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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촬영한 영상물 동의 없이 유포해도 성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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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3 10:08:58 | 수정 : 2018-05-23 11: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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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서 성폭력처벌법 14조 개정 요구 기자회견 열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와 김포여성상담센터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성폭력처벌법 제14조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의 동의 없는 유포도 성폭력"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한국)
다른 사람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킬 사진을 촬영하거나 유포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동의하거나 스스로 찍은 영상물을 유포할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23일 오전 국회에서는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의 동의 없는 유포도 성폭력'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를 개정해 이 같은 경우도 성폭력으로 규정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이하 한사성)·김포여성상담센터, 진선미·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이효린 한사성 활동가에 따르면, 최근 피해자 스스로 촬영한 성적 노출 사진을 '동의 없이' 유포해 검찰이 기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가 공소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처벌법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성폭력처벌법은 타인이 찍은 촬영물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활동가는 "스스로 찍은 몸 사진을 연인 등 다른 사람이 보내 달라고 해서 보냈는데 그가 나의 동의 없이 인터넷에 그 사진을 유포했다면 그것을 과연 성폭력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라고 물으며, "현행법은 성폭력이 아니라고 응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활동가는 "촬영물을 이용한 성폭력은 몰래 찍고 유포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며, "타인의 동의 없는 촬영뿐만 아니라 타인이 스스로 찍은 촬영물을 전달받아 동의 없이 유포하는 것, 일반 셀카를 편집하고 합성하는 것,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것 이 모든 사례가 명백히 새로 생긴 성폭력 유형"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현행법은 이러한 성폭력 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법은 보호받지 못하는 피해자를 양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배순선 김포여성상담센터 센터장에 따르면, 법이 없어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는 피해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나의 삶이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절규한다고 한다. 특히 이들은 가해자를 처벌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인해 책임이 피해자인 자신에게 돌아오는 실정이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린 활동가는 사이버성폭력에서 특히 '유포 행위'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성적으로 친밀한 관계에서 촬영을 동의하고 촬영물을 공유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둘 중 한 명이 동의 없이 이를 유포하는 순간 이는 사이버성폭력 피해 촬영물이 되어 상대방의 인생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는 "어떤 촬영물이든, 유포 시점부터 제도의 개입을 통한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016년 9월 진선미 의원 등 12명이 스스로 촬영한 영상물이라도 동의 없이 유포될 경우를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해 11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올해 4월에는 정춘숙 의원이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줄줄이 발의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아 여전히 계류 중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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