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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대원 폭행 시 손해배상 청구…대리인 지정해 합의 시도 차단

등록 2018-05-30 09:43:19 | 수정 2018-05-30 17:37:25

서울시 ‘119구급대 폭행피해 근절대책’ 발표…무관용 원칙 대응
상습 주취자 리스트 작성…비응급 상태 단순 주취자 이송 거절

서울시가 119구급대원 폭행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한 대응에 나선다. 폭행피해 구급대원에 대리인을 지원해 가해자의 합의시도를 차단하고,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119구급대 폭행피해 근절대책’을 30일 발표했다. 지난달 전북 익산소방서 구급대원이 취객에게 폭행당해 순직한 것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강화한 결과다.

우선 오는 1일부터 ‘폭행피해 구급대원 대리인’ 제도를 새롭게 도입해 폭행 가해자와 피해 구급대원의 만남을 원천 차단한다. 이전까지는 술에서 깨어난 가해자가 가족·친지를 동반해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찾아와 선처를 호소해 온정에 이끌려 합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리인은 해당 소방서 구급팀장 또는 119안전센터장을 지정한다.

아울러 폭행피해가 발생해 시 소방재난본부의 현장민원전담팀이 현장에 출동할 때는 전담 변호사가 동행해 증거 채증, 대원 보호, 법률 자문 등을 지원한다. 폭행 상황을 기록할 수 있는 ‘폭행 채증용 웨어러블 캠’ 447대도 전체 소방서에 보급했다.

가해자에게는 폭행피해 구급대원이 병원 진료 시 지급한 건강검진비 등 의료비, 일 실수입,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 등 정신적 위자료, 소방력 낭비로 인한 금전상의 손해 등에 대한 민사 손해배상도 청구할 방침이다.

폭행피해를 당한 구급대원은 즉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 근무일에 심신 안정을 위한 1일간의 특별휴가를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상습 주취자 리스트’를 만들어 리스트에 등록된 인물이 다시 신고할 경우 출동하는 구급대원에게 사전 정보를 알린다. 상습주취 폭행경력으로 리스트에 등록돼 있는 인원은 지난달까지 42명에 이른다. 또 의식이나 맥박이 있는 비응급 상태의 단순 주취자에 대해서는 이송을 거절한다.

한편 2015년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시 119구급대원 폭행사건은 136건으로, 남성 대원 141명, 여성 대원 18명 등 총 159명이 피해를 입었다. 연평균 39건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지난 4월까지 20건의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폭행 유형별로는 취객에게 폭행당한 경우가 126건으로 92.6%에 달했다. 폭행 장소는 구급차 탑승 전 현장이 86건으로 가장 많았고, 구급차 내부 36건, 병원 14건 순이었다.

그러나 폭행 가해자가 실형을 받은 경우는 32건(23.5%)에 그쳤다. 그 외 벌금 51건(37.5%), 기타 18건(13.3%), 진행 중 사건 35건(25.7%) 등이다. 실형선고 중 징역형은 5명(15.6%), 집행유예는 27명(84.4%)이었다.

정문호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시민을 돕기 위해 출동한 119구급대원을 폭행하는 것은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행위로서 무관용 원칙으로 나가겠다”며 “구급대 폭행 근절을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24시간 현장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119구급대원에 대한 시민 여러분의 격려와 응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