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채용비리’ 검찰 꼬리 자르기 수사 규탄…최종 책임자 처벌해야”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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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채용비리’ 검찰 꼬리 자르기 수사 규탄…최종 책임자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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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1 14:21:02 | 수정 : 2018-06-21 17: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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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청년단체, 21일 오전 대검찰청 앞 규탄 기자회견 열어 철저한 수사 촉구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시민·청년단체가 은행 채용 비리 사건의 검찰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한국)
은행권 채용 비리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꼬리 자르기 식으로 핵심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정의연대·민달팽이유니온·청년참여연대·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등 시민·청년단체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은행 채용비리의 최종 책임자를 철저하게 수사하고 청탁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이달 17일 검찰은 은행권 채용비리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12명을 구속기소하고 26명을 불구속 기소하며 성차별 채용한 2개(하나·국민) 은행을 양벌규정으로 기소한다고 밝혔다. 수사 대상은 KEB하나·KB국민·우리·대구·부산·광주은행이다. 채용비리 기소 건수는 국민은행이 36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이 239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단체는 “채용 비리 최종 책임자인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무혐의 처리하고 하나은행장은 불구속 기소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채용 비리 유형은 외부인 청탁과 성차별이 가장 많았다. 하나·국민·우리·대구은행은 청탁 대상자 명부를 작성해 별도로 관리했고, 지방은행은 로비 명목으로 채용을 이용하기도 했다. 하나·국민은행은 여성 합격자 비율이 높다는 이유로 사전에 남녀 채용 비율을 정하고 여성 지원자의 점수는 낮게, 남성 지원자 점수는 높게 올려 합격자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단체는 “웬만한 시중은행 대부분이 채용 비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른 게 사실로 드러나며 청년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검찰 중간수사 결과는 꼬리만 기소하고 청탁자나 몸통에게 면죄부를 주는 용두사미식 수사가 됐다”며, “개별 청탁 비리는 물론 성차별 채용까지 지주회사 회장들이 몰랐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자회견문을 통해 “8개월간의 검찰 수사로 청년들은 채용 비리 책임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한 가닥 희망을 품었지만 은행들은 책임진 게 없고 피해자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며 심지어 검찰은 부실수사로 청년들을 절망하게 만들었다”며, “채용 비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기회의 균등’ 가치가 훼손됐다는 증거다. 다시는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는 채용 비리 갑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과 금융당국에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청탁자와 청탁 받은 사람의 명단을 공개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정·관계 청탁자와 최종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기획국장은 “여성을 배제하는 승진 시스템과 업무분담은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져 왔지만 적어도 그것이 하드웨어적인, 가시적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절차를 무시할 정도로 뿌리 깊고 공고한 의도적인 차별이 존재할 줄은 몰랐다”며, “검찰이 김정태·윤종규 회장을 중심으로 실효성 수사를 하는 것이야말로 청년들이, 여성이 아직 이 사회에서 배반당하거나 버려지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헌욱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은 “기회 균등은 헌법 이념이다. 기회가 균등하지 않으면 사회 공정성이 기초부터 무너진다. 우리 헌법은 사회적 특수 계급 창설을 허용하지 않는데 이 시대 청년은 사회에서 배제된 계급과도 같다”며, “권한을 가진 사람이 문제의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는 법치주의가 아니고 오래 갈 수도 없다. 검찰은 채용 권한을 행사한 사람을 즉각 기소하고 금융감독원은 이들을 징계하고 해당 회사는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민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정책선전위원장은 “당신들이 누구이기에 청탁과 차별로 일자리를 나눠가지나. 이게 국민이 주인인 평등한 나라인가”라고 물으며, “채용 비리가 남아 있는 한 ‘못 살겠다’는 분노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어디서부터 부정과 비리가 발생했고 어디까지 뻗쳐 있는지 진상규명하고 피해자에게 배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희원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이번 수사로 드러난 성차별 채용은 약 61%나 된다.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인 성별로만 차별 받는 것이 61%나 된다는 말이다. 하나·국민은행 그리고 금융권만의 문제일까”라며, “청년들의 사회적 자존감을 갉아먹으며 공공연히 채용비리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검찰은 솜방망이로 꼬리자르기식 처벌을 하고 있다. 아빠가 임원이 아니어서, 내가 좋은 대학 출신이 아니어서, 내가 남자가 아니어서 채용에서 배제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엄정한 수사, 확실한 책임자 처벌만이 공정한 사회가 되는 첫 길”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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