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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협상해보자" 트럼프 제안에 이란, "불태운 다리부터 고쳐라"

등록 2018-08-16 12:50:18 | 수정 2018-12-10 11:26:06

하메네이 이어 로하니 대통령도 미국과 대화에 부정적인 반응 보여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이란 대통령실 제공·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포괄적공동행동계획으로 불리는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한 후 이달 초 이란에 금·귀금속·흑연·석탄·카펫 교역 금지 및 달러화 매입 금지 등 1차 경제제재를 시작한 가운데 이란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이 제재를 완화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이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긴 했지만 이 같은 기조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올해 11월 2차 제재를 가동할 경우 이란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관건이다.

이란 IRNA통신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이하 현지시각) 정부 회의에서 "(미국이) 정직하다면 다리를 다시 고쳐야 한다"며 미국의 대화 제안을 걷어찼다. 그는 "미국은 협상에 필요한 환경을 파괴했다. 다리를 불태운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핵협정을 하고 싶다면 제재를 가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제재를 복원하기 직전인 지난달 30일 로하니 대통령에게 만남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그들이 만나고자 한다면 확실히 만나겠다. 전제조건은 없다. 그들이 결국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이 원하면 만날 것이다. 만날 준비를 다 해두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며 9개월 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란과도 극적인 대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전쟁·죽음·기아 등 많은 것들의 가능성을 논할 때는 만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앞서 13일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도 냉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하메네이는 미국 관리들이 제재를 가하면서 뻔뻔하게 협상을 이야기한다고 일갈하며 미국과는 전쟁도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란 최고 지도자는 물론 대통령까지 미국과 대화에 선을 긋고 나서면서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란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는 11월 4일 시작하는 미국의 2차 대이란 경제 제재의 경우 원유 수입 금지와 중앙은행 거리 금지 등을 포함하고 있어 이란 경제가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이제 막 1차 경제 제재를 시작한 상황에서 이란과 미국 모두 극적인 대화로 나아갈 명분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크다. 이란은 물론 경제 제재가 관건이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어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을 했다는 성과를 내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Correspondent Seong-Hwan Jo



조성환 특파원 기자 jsh@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