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에 찬물" 정춘숙·권미혁·금태섭 '안희정 사건' 무죄 선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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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에 찬물" 정춘숙·권미혁·금태섭 '안희정 사건' 무죄 선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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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17 16:14:07 | 수정 : 2018-08-17 17: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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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공식 논평 없이 '조용'
자료사진,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비서 김지은 씨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1심 무죄 선고를 규탄했다. (뉴시스)
정무비서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을 행사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53) 전 충남지사 사건을 심리한 조병구 서울서부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이달 14일 무죄를 선고하면서 재판부가 위력의 범위를 좁게 해석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중 일부가 개인 명의의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당 차원에서는 17일 오후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안 전 지사는 민주당 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혔던 인물이다.

가장 먼저 비판 논평을 낸 의원은 정춘숙 의원이다. 당 젠더폭력특별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정 의원은 선고 이튿날인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위력에 의한 성폭력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를 또다시 좌절케 했다. 뿐만 아니라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미투 운동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성폭력 사건의 가장 강력한 증거인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정했고 여전히 업무상 위력에 대한 판단을 엄격하고 협소하게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판결의 책임을 현행법상의 한계로 인한 '입법의 몫'으로 미루었으나 자신들의 협소한 법해석을 정당화하고자 하는 핑계에 불과하다"며, "이번 판결은 여성들에게 '성범죄 피해는 있지만 증거가 없으니 가해자는 없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재판부가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전형적인 피해자상을 강요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재판부의 태도는 피해자는 삶이 파탄 지경에 이르고 죽을 때까지 저항해야만 성폭력 피해로 인정한다는 과거의 잘못된 통념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성폭력 피해자의 처절한 아픔에 공감하지 못했고, 국민들의 법 감정과 변화된 성의식과 무관하게 처벌기준을 적용해 사법정의와 인권실현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잃어버렸다"고 비판하며, "재판부는 적극적 법해석을 통해 수많은 성범죄 피해자의 용기에 정의롭게 응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튿날 권미혁 의원도 페이스북에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은 유감"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위력은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이고 이는 폭행·협박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정치적인 지위나 권세를 이용하는 것도 해당된다고 이미 판단한 바 있다"며 판례를 언급했다.

권 의원은 "재판부는 비서 직위의 생사여탈권을 갖고 있는 도지사의 권한과 이에 항거할 수 없었던 피해자의 위치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대법원 기존 판례가 있음에도 재판부는 최종 판단을 입법부에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1심 재판부가, 거절 의사가 있어야 성폭행으로 인정하는 이른바 비동의 강간죄(노 민스 노 룰)를 언급한 것을 두고는 "지금 국회에는 예스 민스 예스 룰 일환인 비동의 간음죄 신설을 포함한 130여 개의 미투 법안이 있다"며 8월 임시회에서 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스 민스 예스 룰은 성관계에 동의한다는 의사 표현을 하지 않았는데 성관계를 할 경우 성폭행으로 보고 처벌하는 것이다. 이는 노 민스 노 룰에서 더 발전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17일 금태섭 의원은 "너무나 현실적이고 적나라해서 오히려 초현실적인 느낌을 주는 안 전 지사에 대한 공소사실과 그와는 완전히 대조적으로 마치 진공상태에서 써내려간 것 같은 '위력 행사'에 대한 법원의 법리 설명을 읽다가 던져 버렸다"며, "법원은 정말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일까 아니면 이해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들에 대해서는 미묘한 심리상태 하나하나까지 찾아내서 분석과 배려를 해주는 법원이 왜 눈에 뻔히 보이는 여성들의 불안이나 두려움에 대해서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9년 전 당시 여성 폭력 사건을 심리한 법원의 판결을 비판하며 썼던 주간지 기고문 '가끔은 변호사도 침을 뱉고 싶다'를 언급하며 "9년이 지나도록 변한 건 거의 없다. 여전히 침을 뱉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민주당은 법원 판결이 있은 지 4일째인 17일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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