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철아!" 90세 母의 통곡…부모·자식 이산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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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아!" 90세 母의 통곡…부모·자식 이산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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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0 19:06:27 | 수정 : 2018-08-20 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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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북측 아들 리상철 씨와 만나 오열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뉴시스)
"상철아!"

전쟁통에 헤어진 아들 리상철(71)씨를 보자마자 노모 이금섬(92)씨는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이날 '눈물 바다'가 된 금강산 호텔 단체상봉 행사장에는 모두 7가족의 부모·자식 상봉이 있었다.

이씨는 6·25 전쟁 당시 가족들과 피난길에 오르던 중 뒤에 따라오던 사람들의 길이 차단되면서 딸 조옥순(69)씨와 남한으로 내려오게 됐다.

이씨는 그대로 남편과 아들, 나머지 가족들과 생이별하고 65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씨가 이름을 부르자, 상철씨는 어머니 이씨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렸다.

상봉 중 손자며느리 김옥희(34)씨가 이씨의 북측 남편 사진을 보여주자, 아들 상철씨는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또다시 오열했다.

한신자(99·여)씨는 이북에 두고 온 첫째 딸 김경실(72)씨와 둘째 딸 김경영(71)씨를 만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한씨 가족들은 모두 흥남에 살았지만 1·4후퇴 전후로 남쪽으로 내려왔다. 한씨는 당시 "2~3개월이면 다시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갓난아기였던 셋째 딸 김경복씨만 업고 거제도로 내려왔다.

한씨는 거제도에서 수소문해 먼저 피난했던 남편을 만났지만, 이후 두 딸은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한씨는 고개 숙여 인사하는 딸들을 보자마자 "아이고"하는 소리를 내고 통곡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씨는 두 딸과 볼을 비비고 손을 꼭 붙잡으며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울었다.

북측에 있는 아들 리상건(75)씨와 만난 이기순(91)씨는 눈에 이슬이 맺힌 모습으로 가족들의 소식을 나눴다.

이씨는 1·4후퇴 당시 형님과 둘이서 옹진군에서 월남했다. 당시 아들은 두 살배기 갓난아기였다. 형님은 월남 과정에서 섬에서 병사(病死)했다.

유관식(89)씨의 딸 유연옥(67)씨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옛 사진을 꺼내 보였다. 연옥씨가 꺼낸 사진에는 젊은시절의 관식씨와 다른 형제자매들이 남아 있었다.

연옥씨는 북한에서 보낸 회보서에 '유복자'로 기록돼 있다. 유씨는 월남할 때 전 부인이 임신한 사실도, 딸이었다는 사실도 몰랐다.

남측에서 함께 온 아들 유승원(53)씨가 설명하자, 관식씨는 애써 눈물을 억눌렀다.

안종호(100)씨는 딸 안정순(70)씨와 손자 안광모(36)씨를 만났다.

딸 정순씨는 아버지를 보자마자 "저 정순이야요, 기억나세요? 얘는 오빠네 큰아들이에요"라고 말하며 는물만 흘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조봉임(88)씨는 동생 조봉규(83)씨와 아들 조영호(67)씨를 동시에 만났다.

조씨는 아들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영호씨는 가까이서 대화를 나눴다.

황우석(89)씨는 헤어질 당시 3살이었던 딸을 만났다. 딸 영숙(71)씨는 아버지가 들어올 바깥을 계속 응시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황씨가 "영숙이야? 살아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딸과 손을 잡았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단 89명 중 부모·자식 상봉은 7명에 불과하다. 부모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형제·남매·자매 상봉 역시 절반이 채 되지 못한다. 이들도 상당수가 이미 세상을 떠나 3촌 이상 조카들과 상봉하며 가족의 지난 역사를 나누게 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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