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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할까, 한국이 처음 제작하는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등록 2018-11-13 16:36:07 | 수정 2018-11-13 16:42:09

에스더 리 단장(왼쪽), 아힘 프라이어 연출.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쇼케이스. (월드아트오페라 제공=뉴시스)
독일의 오페라 연출가 아힘 프라이어(84)가 한국의 공연제작사 월드아트오페라와 손잡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이 14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2019년 5월 ‘발퀴레’, 12월 ‘지그프리트’, 2020년 ‘신들의 황혼’까지 3년 동안 4편을 서울에서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편당 30억 원씩 총 12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12일 프레스 리허설로 미리 공개된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은 프라이어의 작품답게 은유로 가득했다. 독일 서사극의 거장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의 마지막 제자이자 화가, 무대미술가인 프라이어는 과연 상징적이었다. 여러 신, 거인족, 난쟁이족 등이 동화적 판타지를 입었다.

프라이어는 “우리가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을 보여줄 수는 없다”면서 “‘니벨룽의 반지’ 인물들은 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 생각한다. 현실적이지 않지만, 우리를 보여주는 시대상”이라고 밝혔다. “어제가 아닌 오늘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미래로 나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바그너의 대서사시 ‘니벨룽의 반지’는 오페라 사상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걸작으로 통한다. 바그너가 26년 만에 완성한 노작으로 푸치니를 비롯한 이후 작곡가 세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고대 북유럽 전설인 라인강 속 황금, 초월적인 힘을 가진 니벨룽의 반지를 소재로 신과 인간의 권력에 대한 집착과 파멸 그리고 저주를 그린다.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발퀴레’, ‘지그프리트’, ‘신들의 황혼’ 등 전체 4부작에 연주시간만 16시간에 달한다. 프라이어는 “오래 전에 작곡을 마친 곡이지만 필립 글래스 같은 오늘날의 현대음악처럼 느껴졌다면 지휘자들의 노고 덕”이라고 했다.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쇼케이스. (월드아트오페라 제공=뉴시스)
공연 자체가 힘든 ‘니벨룽의 반지’는 2005년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러시아 마린스키 오페라단이 국내 초연했다.

한국오페라 70년 역사에 이 작품을 한국이 기획,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이어와 월드아트오페라가 한국과 독일 수교 135주년을 기념해 선보이는 프로덕션이다.

프라이어가 ‘니벨룽의 반지’를 연출하는 것은 미국 로스앤젤레스(2010)와 독일 만하임(2013)에 이어 세 번째다. 그는 이번에 네 편의 연작을 같은 무대에서 여러 상황들로 만들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예를 들면 천국과 지옥, 지상의 세계, 다른 방들이 한 장치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해 시도를 했다”면서 “완전히 다른 세상을 같은 무대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무대 위 낯선 인물을 통해 관객 밑바닥의 경험을 끄집어낸다. 이를 프라이어는 브레히트의 제자답게 브레이트 ‘소외 효과’로 표현했다. 객관적 세계와의 거리두기를 통해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게 하는 것이 소외 효과다. 또 시간을 초월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바그너의 ‘영속성’으로도 정의했다.

프라이어는 “예전에 작곡되고 만들어진 이야기를 현재로 데리고 와야 한다”면서 “무대 위 사건들을 삶 안에서 찾고 대비하고 비추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간 방의 극장’이라고 할까. 무대 위에서 일어나는 현상만 보면 안 되고 그 뒤에 숨은 것, 즉 행간을 봐야 한다. 현실에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지 찾아내야 한다.”

한국 관객에 익숙하지 않는 내용에 고급스럽지만 난해한 음악 그리고 인터미션 없이 러닝타임이 160분에 달하는 이번 공연이 한국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이다. 또 월드아트오페라가 ‘니벨룽의 반지’ 1편인 ‘라인의 황금’을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리지만 이후 시리즈를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니벨룽의 반지 - 라인의 황금’ 쇼케이스. (월드아트오페라 제공=뉴시스)
월드아트오페라는 프라이어의 한국 출신 부인인 에스더 리 단장이 이번 ‘니벨룽의 반지’를 위해 설립한 제작사다. 주한독일문화원, BMW 코리아가 협력과 후원을 하고 독일 본 극장(Theater Bonn)이 공동제작했다. 그러나 규모가 작아 프로덕션 운영이 수월한 것만은 아니다. 2편인 ‘발퀴레’는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이 아닌 성남아트센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프라이어 역시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인력 부족을 절감한다. 독일에서 오는 장치들을 놓아둘 데도 마땅치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그마한 회사가 대단한 프로덕션을 할 수 있었다”고 긍정했다.

월드아트오페라는 이번 ‘라인의 황금’에 북한 성악가 출연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주한독일문화원 등의 도움을 받아 다음 시즌에 북한 성악가 출연을 타진해나가겠다고 했다.

신들의 왕 ‘보탄’ 역에는 베이스바리톤 김동섭과 바리톤 양준모가 캐스팅됐다. 양준모와 동명이인으로 뮤지컬계에서 주로 활약한 양준모가 불의 신 ‘로게’ 역을 맡았다. ‘돈너’ 역의 바리톤 마르쿠스 아이헤 등 해외 성악가들도 나온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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