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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독립 침해는 탄핵소추 검토해야 할 헌법 위반 행위"

등록 2018-11-20 08:44:56 | 수정 2018-11-20 11:40:24

대법원장 직속 자문기구 전국법관대표회의 공식 입장
치열한 논의 거쳐…105명 중 53명 찬성하고 43명 반대

1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재판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된 법관의 탄핵 소추를 판사들이 선제적으로 국회에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불거진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얽힌 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현직 판사들의 입에서 나왔다. 현직 판사가 동료 판사의 탄핵을 요구한 건 헌정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9일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의장 최기상 서울북부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이 같은 내용의 결의문을 냈다. 법관대표회의는 대법원장 직속 자문기구다. 이날 법관대표회의는 '재판 독립침해 행위에 대한 우리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냈다. 결의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우리는 법원행정처 관계자가 특정 재판에 관하여 정부 관계자와 재판 진행 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서 작성 등 자문을 하여 준 행위나 일선 재판부에 연락하여 특정한 내용과 방향의 판결을 요구하고 재판 절차 진행에 관하여 의견을 제시한 행위가 징계 절차 외에 탄핵소추 절차까지 함께 검토되어야 할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는 데 대하여 인식을 같이 한다."

앞서 9일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소속 판사 6명(권형관·박노을·박찬석·이영제·이인경·차경환)이 동료 판사들에게 '전국법관대표회의 결의안 발의 제안'이란 제목의 메일을 보내 사법농단 의혹 판사의 탄핵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는데 이 제안이 결의안에 담겼다.

당시 이들 판사들은 "(사법농단 의혹 판사들의) 형사 절차가 종료하기까지 아직 요원하고 무엇보다 형사 절차에만 의존해서는 형사법상 범죄 행위에 포섭되지 않는 재판 독립 침해 행위에 대해서 아무런 역사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꼬집으며, "이런 결과는 오히려 국민들로 하여금 사법부 불신만 더 커지게 하고 신뢰회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관대표회의에 참여한 법관 대표 105명이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고 53명이 찬성표를, 4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9명은 표결을 포기했다. 논의는 치열했고 이 과정이 고스란히 표결 결과로 드러났다. 만약 찬성표가 1표만 부족했더라도 이 결의안은 과반을 얻지 못해 의결할 수 없었다. 결의문이 법적 구속력을 지닌 건 아니지만 이를 근거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탄핵 소추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판사 등을 탄핵소추하는 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발의할 수 있고, 재적 과반이 찬성하면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절차에 돌입한다.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6명이 찬성하면 파면한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