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국회의원 26명 똑같은 영수증 이중 제출해 국민 세금 타내"

등록 2018-12-04 15:50:52 | 수정 2018-12-04 23:17:32

시민단체·독립언론 4일 기자회견, 문희상에 진상조사기구 구성 촉구
홍영표, "이중 청구·중복 수령 사실 아냐…회계상의 문제"

하승수(오른쪽)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회의실에서 '영수증 이중제출' 세금 빼 쓴 국회의원 26명 명단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대 국회 일부 의원들이 영수증을 이중 제출해 국민세금을 빼 썼다는 지적이 나왔다. 명단에 오른 의원들은 부당하게 세금이나 예산을 유용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좋은예산센터·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와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수증을 이중 제출한 의원 26명의 명단 전체를 공개했다.

이들은 정보공개소송을 통해 확인한 '정책자료발간·홍보유인비'와 '정책자료발송료'에서 지출증빙서류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정치자금 지출내역을 비교한 결과 금액이 똑같은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똑같은 영수증을 국회 사무처와 선관위에 이중으로 제출해 국민세금을 타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검증한 결과 영수증 이중 제출을 한 국회의원은 총 26명이고, 이중제출을 통해 빼 쓴 국민세금은 1억 5990만 8818원에 달했다"며, " 이런 영수증 이중 제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국회 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부 국회의원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비용을-기자 주) 반납했지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국회의원들도 있었다. 대부분 국회의원들은 보좌진 탓으로 돌리거나 착오·실수라고 했다"며, "상식적으로 비추어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국회 차원의 독립적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진상조사기구를 구성해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드러나는 사례가 있다면 예산 환수조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사적으로 돈을 사용했거나 고의로 영수증을 이중 제출한 경우는 검찰에 고발조치 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26명 의원 중 영수증 이중 제출로 받은 금액을 반납한 사례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18명이고, 5명은 반납을 진행 중이다. 2명은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반납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고, 1명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후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중복수령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실은 의정보고서 제작 및 발송을 위한 정책홍보물유인비를 국회사무처로부터 지원받았다. 의원실은 해당 비용을 사무처가 입금한 '홍영표' 명의의 계좌가 아닌 '홍영표 후원회' 명의의 통장에서 업체로 지출하였다"며, "국회와 선관위에 이중 청구·중복 수령한 사실은 없으며 지출행위를 어느 통장에서 했는지에 대한 회계상의 문제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반납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지원금을 받는 지원경비계좌가 선관위 보고 의무를 갖고 있는 정치자금계좌에 비해 회계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문제 의식에 공감해 지원경비계좌에서 관리하던 해당 금액 1936만 원을 정치자금계좌로 이체했다"며, "지원경비계좌와 정치자금계좌 모두 의원실에서 관리하는 공금계좌이므로 이를 '반납'이라 표현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회계상의 문제점을 시정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반박글을 올렸다. 금 의원은 "저와 관련된 이번 보도는 사실관계가 틀렸다"며, "어떠한 부당한 방식으로도 저나 저희 의원실은 금전적 이익을 취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이익이 없기 때문에 반환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보도에서 사용된 '이중 청구'·'세금 빼 쓴' 등의 표현은 심각한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는 왜곡된 표현으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선관위에 제출하는 영수증은 정치자금을 어디어디에 사용했다고 증빙으로서 제출하는 것이고 국회사무처에는 보전되는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 제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수증의 용도가 전혀 다르다"며, "'영수증의 이중 제출'이 두 군데서 돈을 받기 위해 같은 영수증을 두 곳에 제출했다는 뜻이라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밝혀둔다"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정치인이 사용하는 공금에 대해서 언론이 추적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은 꼭 필요하고 바람직한 일이지만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영수증이 절차상 두 번 사용되는 것을 빌미로 마치 세금이나 예산을 유용한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