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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제주 영리병원 허가…의료 체계 흔드는 시작점"

등록 2018-12-06 14:23:09 | 수정 2018-12-06 15:22:52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이정미 대표가 모두발언는 모습. (뉴시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5일 오후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을 조건부로 개설 허가한다고 밝히자 정치권이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 체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극단적인 우려까지 내놨다. 반면 외국인 전용 병원을 더 만들어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6일 오전 국회에서 연 125차 상무위원회에서 "의료의 질 향상과는 무관하며 의료 체계를 흔드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고 일갈했다. 특히 제주도민이 구성한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불허 권고를 무시한 데다 도민 여론조사를 참고하지 않은 만큼 이견이 분명한 사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나쁜 선례'로 남게 됐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병원을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시키는 영리병원은 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며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려는 문재인 케어의 방향과도 배치한다"고 지적하며, 정부가 녹지국제병원을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우리나라 현행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면서 의료 공공성을 파괴하고 국민건강보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에 그간 보수 정권이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국민적 반대 여론에 밀려 사라졌던 정책"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윤 원내대표는 "원희룡 지사가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제한적 허용이라고 밝혔지만 제주특별법(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등에서 명시적으로 외국인 대상 병원으로 특정하지 않고 있고, 내국인 진료를 금지할 법률적 근거도 없다는 점에서 제한적 허용은 별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첫 영리병원을 허가하고 더구나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의 발언처럼 의료영리화를 포함한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을 강력 추진한다면 정부가 얘기하는 의료비 걱정 없는 나라는 물거품처럼 사라질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경고한다"며, "더 늦기 전에 원 지사는 제주 영리병원 허가를 즉각 철회해야 하고 정부는 영리병원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확실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공공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거 알고 있지만 지금 시기에 최고의 공공성은 일자리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면 안 된다"며, "의료는 고용이 가장 많이 창출되는 분야 중 하나다. 종합병원 하나 당 수천 개의 일자리가 생긴다. 그것도 좋은 일자리다. 경제도 살리고 고용도 늘릴 수 있다. 공공성이 떨어진다면 규제를 강화해서 풀 수 있다. 구더기는 잡아내면 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중국·러시아·중동·동남아시아 부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와 관광 상품을 잘 결합한다면 한국의 대표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지금도 중국에서 의료 관광 많이 오고 있다"며, "군산이나 거제 같은 산업공동화지역 고용위기지역이나 부산·인천 등 외국인이 많이 오는 지역에 외국인 전용 병원을 설립해서 지역 경제도 살리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