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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자 우롱한 사법농단…국민이 직접 나서달라” 각계 원로 시국선언

등록 2018-12-13 10:28:06 | 수정 2018-12-13 17:30:39

“적폐 법관 탄핵소추하고 특별재판부 설치해야”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사법농단 해결과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시민사회 각계 원로 시국선언이 있었다. (뉴스한국)
[2018년 12월 13일 오후 5시 20분 : 기사 내용 수정]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진상 규명과 사법적폐 청산이 난관에 봉착했다. 법원은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고 양 전 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고영대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마저 내주지 않았다. 사법부가 스스로 제 썩은 살을 도려내고 고름 짜내기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민사회 각계 원로 50명이 시국선언에 나섰다. 적폐 법관 탄핵소추와 특별재판부 설치 등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촉구했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김중배 전 MBC 사장‧김정현 416재단 이사장‧박순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지도위원 등이 참석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숱한 재판 거래와 사법농단 사례를 통해 민주주의와 국민 기본권을 유린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데도 사법부는 아직 제대로 반성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법원이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상황을 두고는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질타했다.

앞서 이달 7일 임민성‧명재권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각각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을 내주지 않겠다며 검찰의 청구를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중 상당 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의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고, 명 부장판사 역시 고 전 대법관이 범행에 관여한 정도와 행태를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임 부장판사가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을 소명했다”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영장을 내줄 때와 입장이 완전히 달랐다.

원로들은 “임종헌의 행위는 상급자인 박병대‧고영한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양승태의 지시 또는 공모에 의한 것임이 의문의 여지없이 확인되는데도 사법부가 ‘상급자인 자신은 책임이 없고 모두 하급자인 임종헌이 알아서 한 것’이라는 이치에 닿지 않는 강변을 수용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지적했다.

김중배 전 MBC 사장은 “저에게 원로라는 표현이 적절치 않은 것 같지만 그렇게 불려야 한다면 나이든 자로서 대법원장이나 사법부보다 먼저 젊은 여러분 앞에 사죄를 해야 할 것 같다”며, “막장의 사회를 연 나이든 자로서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막장의 세상을 끝장내려 촛불을 들었고 어느 순간 그 막장의 순간이 끝장났다고 생각했지만 근자에 보듯이 광풍이 이 세상을 다시 휩쓸었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를 재판했던 사법부를 우리 민주 국민이 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희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정권을 바꾸기까지 국민들이 온갖 고생과 노력을 했는데 결과가 뭔가 생각해보니 슬프다”고 토로했다. 김정현 416재단 이사장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설마 사법부가 그렇게 썩을 수 있나’고 생각했겠지만 이런 적폐와 이런 농단이 없다. 이건 완전히 국민을 가지고 논 것”이라고 분개했다. 박덕신 목사는 “일부 불법적이고 비윤리적 법관을 탄핵하지 않는 한 촛불혁명의 불꽃은 사라지고 민족의 장래는 암울할 것”이라며, 사법농단 세력을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로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국회가 사법농단 적폐 법관들을 탄핵소추하고 영장발부 및 재판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설치와 특별 재심요건 등을 입법화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전 원장과 사법농단의 책임 있는 법관들을 구속처벌하고,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과 원상 복구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사법부에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적폐 법관들을 퇴출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법원 개혁에 협조하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나설 것을 호소드린다”며, “지난 촛불항쟁 시기 깨어 있는 시민들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국정농단을 일삼던 박근혜 일당을 몰아내었듯이 이제 또다시 주권자들이 직접 나서 사법농단을 일삼은 양승태와 사법적폐 세력들을 청산하고 사법부가 명실상부한 국민의 법원으로 거듭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