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BMW 화재 근본 원인, EGR 쿨러 균열…설계 오류 등 복합적 결함"

등록 2018-12-24 15:05:23 | 수정 2018-12-24 23:57:10

민관합동조사단, 결함 은폐·축소 및 늑장 리콜 사유 BMW 고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경욱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과 박심수·류도정 민관합동조사단장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뉴시스)
올해 8월 구성한 'BMW 화재 결함 원인 조사 민관합동조사단(단장 박심수·류도정)'이 4개월 간의 조사를 마치고 2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원인을 발표했다. '배기가스 재순환(EGR)' 쿨러 균열은 제작사 설계 결함 때문이고, BMW가 결함을 은폐·축소하고 늑장리콜했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BMW 차량에서 잇달아 불이 나면서 사회문제로 비화하자 BMW는 7월 26일 '점검 후 교체(리콜)'에 착수했지만 이후에도 화재가 발생하고 BMW는 충분한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BMW가 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고 이에 자동차·화재·법률 전문가와 소비자 단체 등 20명으로 꾸린 합조단이 매주 1번 이상 회의를 해 결과를 도출했다.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인 박심수 단장은 "화재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EGR 쿨러 균열은 제작사 설계 용량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말했다.

EGR(Exhaust Gas Recirculation)은 배기가스 재순환을 말한다. 엔진 연소실에서 연료가 탈 때 온도가 높아지면 공기 중에 있는 질소와 산소가 결합해 질소산화물을 만든다. 질소산화물은 온도가 높아지면 더 많이 발생하는데, 배기가스 일부를 엔진에 다시 넣으면 연소할 때 발생한 열이 EGR 온도를 올리는 데 쓰인다. EGR이 연소실 온도를 낮춰 질소산화물 발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EGR체계는 재순환하는 배기가스 공급량을 제어하는 밸브, EGR 온도를 낮춰 엔진으로 공급하는 쿨러, 엔진이 정상 작동에 필요한 시간에 따라 쿨러를 통과하지 않고 EGR 일부를 직접 공급하는 바이패스밸브로 구성한다.

박 단장은 "EGR 쿨러로 흘러들어가는 EGR 가스가 많거나 쿨러의 냉각 열용량이 부족해 EGR 냉각수가 끓는 현상이 생기면서 쿨러에 균열이 생기고 이어서 냉각수가 누수하고 특정 운전 조건에서 화재로 이어진다"며, "조사 결과 BMW사의 EGR 쿨러는 일반 운전 조건에서도 냉각수가 끓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보일링(냉각수 끓음)이 발생하면 EGR 공급 때 원활하게 냉각하지 못하고 냉각수가 흐르는 관에 열이 집중한다. 반복적으로 열충격이 누적하면 EGR 쿨러 내부에 균열이 발생하고 냉각수 누수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화재 발생 경로를 살펴보면, ▷EGR 쿨러에 균열이 생기면 ▷EGR 쿨러 냉각수가 새고 ▷냉각수가 엔진오일 등과 섞여 EGR 쿨러와 흡기다기관에 점착하고 ▷EGR밸브가 열린 상태로 고착해 배기가스 후처리장치 재생 시 섭씨 500도 이상 고온가스가 들어오고 ▷EGR 쿨러 내 침전물에서 불티가 생기고 ▷불티가 흡기다기관 침전물에 안착해 불꽃으로 확산하면서 천공과 화재가 발생한다.

BMW는 냉각수가 새고 누적 주행거리가 길고 고속으로 정속 주행하며 바이패스 밸브가 열리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한다고 주장했지만 합조단의 결론은 달랐다. EGR 쿨러 균열로 샌 냉각수가 화재 원인이긴 하지만 바이패스밸브 열림은 화재와 직접 영향이 없고 오히려 EGR 밸브 열림 고착이 화재와 관련이 있다고 규명했다.

합조단은 BMW의 리콜 조치가 적정했는지도 살폈다. BMW는 65개 차종 17만 2080대를 리콜했다. 7월 25일 1차 리콜에서 42개 차종 10만 6317대를, 10월 19일 2차 리콜에서 52개 차종 6만 5763대를 대상으로 했다. 합조단은 일부 BMW 디젤 차량이 당초 리콜 대상 치량과 같은 엔진과 같은 EGR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1차 리콜에서 제외한 사실을 확인해 BMW에 해명을 요구했고, BMW가 추가 리콜을 실시했지만 1차 리콜 시정 대상을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흡기다기관이 오염되거나 약해져 물리적 파손이 있을 수 있고 EGR 모듈을 교체한 리콜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기 때문에 흡기다관을 점검한 후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참고로 북미에서는 EGR 모듈을 점검한 후 필요할 경우 흡기다기관을 교체했지만 한국에서는 불량 여부와 상관 없예 EGR 모듈을 전수 교체하면서 흡기다기관은 시정조치 하지 않았다.

합조단은 BMW가 결함을 은폐·축소하고 늑장 리콜했다고 판단할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BMW가 올해 7월 20일에야 EGR 결함과 화재 간 상관 관계를 인지했다고 했지만 이미 2015년 10월에 BMW 독일 본사에서는 EGR 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설계 변경 등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착수한 정황을 포착했다.

지난해 7월부터 기술분석자료와 정비 이력을 기록한 BMW 내부 보고서에 EGR 쿨러 균열과 흡기다기관 천공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고, 동일 엔진·EGR을 사용한 일부 차량을 리콜하지 않다가 조사단 해명 요구 뒤에야 뒤늦게 추가 리콜한 점도 BMW가 결함을 은폐·축소하려 했음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BMW에 리콜 대상 전체 차량의 흡기다기관을 점검해 즉시 교체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EGR 냉각수 끓음 현상과 EGR 밸브 경고시스템의 경우 BMW에 즉시 소명을 요구하고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내구성 확인에 필요한 검증과 조사를 하도록 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리콜 여부를 결정한다. 결함을 은폐·축소한 문제에 있어서는 BMW를 검찰에 고발한다. 늑장 리콜한 문제에는 과징금 112억 원을 부과해 대응한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