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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형, 이것도 잘 감당합니다 ‘음악코디’

등록 2019-03-15 17:15:46 | 수정 2019-03-15 17:19:07

김서형. (KBS교향악단 제공=뉴시스)
비장하면서도 음산한 기운이 드리운 슈베르트 ‘마왕’(리스트 편곡 오케스트라 버전 앞 부분).

올해 초 신드롬을 일으킨 JTBC 드라마 ‘SKY 캐슬’에 ‘쓰앵님 김주영’이 등장할 때마다 그림자처럼 따라 나왔다.

14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부지휘자 윤현진이 지휘봉을 들고 KBS교향악단이 이 곡을 연주하자 암전이 됐다. 한쪽에서 들리는 또각또각 구두소리. 공연장이 환해지자 김주영, 아니 배우 김서형(46)이 서 있었다. 공연장은 마치 아이돌 멤버를 바라보듯 떠들썩해졌다.

‘SKY 캐슬’에서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을 맡아 재조명된 김서형이 ‘김서형의 클래식 캐슬- KBS교향악단 화이트데이 콘체르토’에서 클래식 음악 코디네이터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카리스마를 뽐낸 ‘SKY 캐슬’ 속 모습과 달리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 흥과 끼가 넘치는 모습도 보여주며 ‘반전 매력’을 선사한 덕분에 객석에서는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에 웃음보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래도 배우는 배우. 영화 ‘시네마천국’(1988) 중 영사기사 ‘알프레도’가 소년 ‘토토’에게 다른 사람이 영화를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하는 대사를 그녀가 읊을 때, 영화의 여운이 다시 찾아온다.

김서형은 ‘시네마천국’에서 토토가 고향을 떠날 때 배경이 된 체팔루의 기차역이 폐쇄되기 직전 가봤다고 했다. “토토가 고향을 떠나는 장면과 제가 어릴 적 꿈을 좇아 서울로 가던 때가 겹쳐져 그 기차역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어요. 덕분에 오늘 리허설 때도 뭉클함이 찾아왔죠.”

김서형은 이날 클래식 공연날이라 “함부로 까불 수 없다”며 누차 웃었다. 그래도 ‘아는 형님’에서 보여줬던 그 춤사위를 어찌 잊으랴. 본인이 춤에 일가견이 있고 흥이 많아서 이날도 춤곡이 빠질 수 없다고 했다.

피아졸라 ‘리베르 탱고’, 가르델 ‘간발의 차이’,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가 이어질 때, 김서형의 춤은 볼 수 없었지만 그녀가 달궈놓은 분위기 덕분에 흥겨움이 더해졌다.

공연 중간에 “앞으로 남아 있는 음악들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라며 유행어가 된 ‘SKY 캐슬’ 속 자신의 대사를 인용한 멘트에 공연장은 웃음이 잦아들지 않았다.

김서형 & KBS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제공=뉴시스)
이처럼 화기애애한 클래식 공연은 오랜만이다. 클래식음악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날 공연은 단지 대세 배우를 시류에 맞춰 섭외한 단순 무대가 아닌, 배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무엇이지 보여줬다.

젊은 청중 위주의 다른 클래식 공연보다 객석에 앉은 청중의 연령대가 다양한 점도 눈에 띄었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협연자로 나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2악장과 3악장을 들려줬다.

마니아 상대가 아닌 클래식 공연에서는 악장 사이에 박수가 나오기 일쑤인데, 연주에 앞서 김서형이 부탁한 덕분에 악장과 악장 사이가 부드럽게 이어졌다. 김태형은 단지 이벤트성으로 보일 수 있는 갈라 공연에서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이 곡의 선율을 제대로 살려내며 큰 박수를 받았다.

김서형은 “평범함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게 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말했다.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앙코르로 이날 공연은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세계 정상급 악단 뉴욕필하모닉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 지휘자 야프 판 즈베던(59)과 브루크너 교향곡 8번 연주로 마니아의 호응을 얻었던 KBS교향악단은 이날 대중을 위한 연주까지 소화하며 유연함을 증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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