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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바, “혁신 방해한다고 금융 감시 소홀? 충분히 견제해야”

등록 2019-05-14 08:39:35 | 수정 2019-05-14 12:28:33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

마이클 바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강연을 한 후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듣고 답했다. (뉴스한국)
“금융위기는 일회성이 아니고 우연히 발생하지 않는다. 불확실성 관리를 무분별하게 하면서 자본시장에 모순 요인이 누적하면 발생한다. 자만이나 무사안일주의는 금융기관이나 금융시장이 불확실성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다는 시각에서 출발한다. (마이클 바 美 미시건대 공공정책대학원장)”

마이클 바 미국 미시건대 제너럴 포드 공공정책대학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금융 혁신과 함께 감시와 견제를 강조했다. 바 원장은 금융 체제 불확실성 관리를 골자로 한 도드프랭크법(2010년)이 미 의회를 통과하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한 인물로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재무부 금융기관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사공일 세계경제연구소 이사장은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2008년 9월 파산한 후 금융기관과 금융 시장에서 많은 일이 일어났다. 여러 가지 개혁을 이행하면서 금융 체게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개혁에도 불구하고 또 한 번의 금융위기가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며 바 교수의 강연이 시의적절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바 교수는 ‘향후 금융 체제 실패의 5가지 시나리오’를 제목으로 약 40분 동안 강연했다. 그는 먼저 금융위기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 원인이 허술한 감시 기능에 있다고 지적했다. 바 교수는 2008년 9월 미국의 금융위기를 복기하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혁신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의회 등도 소비자를 위한 감시‧보호 기능을 이행하지 못했다. 주택 가격이 성장하면서 금융시장이 덩달아 커졌는데 감시가 약해졌다. 가계는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안았고 신용도가 낮은 기관도 AAA를 받았으며 금융시장에서 기망적인 거래가 나타났다. 금융 체제의 모순이 드러나면서 모기지 부도율이 늘고 주택 가격의 거품이 꺼져 금융 체제가 충격을 받았다. 은행과 비은행이 도산하며 자산을 헐값에 매각했다. 연쇄 붕괴가 마치 전염병처럼 퍼졌다. 부실한 기업 탓에 건전한 기업도 영향을 받았다.”

경제 위기를 겪은 후 미국은 금융시장이 안정하도록 도드프랭크법을 만들어 실행하지만 위기는 여전히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바 교수는 “세계적인 개혁으로 금융 체제가 안전해졌지만 충분히 안전한지는 의문”이라며, 여전히 금융 위기에 직면할 수 있는 원인으로 △과거 금융위기 기억상실 △유동성과 레버리지 규제 △자산 거품 △잘못된 혁신 해석 △세계적 불확실성 5가지를 꼽았다.

바 교수는 “금융 및 규제 기관이나 의회‧정부가 금융 위기 교훈을 잊을 수 있고 그러면 체제 전체가 과거의 관행을 또다시 반복할 수 있다”며, “금융 위기 기억이 사라지면서 ‘안전하리라’는 생각 때문에 개혁의 중요도가 정부나 정책 입안자의 관심 밖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억상실증을 겪더라도 정부는 호황에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금융 혁신이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금융 시장 혁신으로 만든 복잡한 상품 탓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 금융시장의 욕구를 충족하려 등장한 게 정교하지 못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을 잘못 이해하면서 일반인이 1000분의 1초로 거래하는 고빈도매매(HFT)가 가능해졌는데 무엇인지 모르고 투자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다”며, “금융 혁신 상황에서 규제는 쉽지 않지만 유연한 규제로 충분히 감시‧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 원장은 “금융 개혁 덕분에 안전하고 공정해지긴 했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개혁을 약화하려 공격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며 “또 다른 금융 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개혁의 궤도를 다시 잡아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