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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김학의 별장 성범죄 사건’ 핵심 인물 윤중천 구속 영장 발부

등록 2019-05-23 00:25:06 | 수정 2019-05-23 00:35:44

“사안 중대하고 증거 인멸 우려 있어”…김학의와 함께 동부구치소 갇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범죄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섰다. (뉴시스)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과 함께 이른바 ‘별장 성범죄 의혹 사건’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58) 씨가 결국 구치소에 갇혔다. 2013년 7월 같은 사건으로 갇혔다 풀려난 지 약 6년 만이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 씨를 구속한 만큼 검찰이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규명하는 건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는 22일 오전 10시 30분께 윤 씨를 불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이날 오후 10시께 검찰에 구속영장을 내줬다. 명 판사는 “(검찰이)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를 소명했고, 사안이 중대하며, (윤 씨가) 증거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송파구에 있는 동부구치소로 이동해 대기하던 윤 씨는 법원의 결정으로 결국 구치소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동부구치소는 김 전 차관이 갇힌 곳이다.

김학의 사건을 수사하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 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지난달 17일 윤 씨를 체포하고 이튿날인 같은 달 18일 그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공갈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달 19일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데다 검찰의 범죄 소명 정도와 비교해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았다.

이후 수사단은 윤 씨를 아홉 차례나 부르는 등 보강 수사를 진행했고 이달 20일 법원에 다시 한 번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새로 꾸민 영장 청구서에는 기존에 적용한 혐의 외에 강간치상과 무고 혐의를 더했다. 이 두 혐의가 사실상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내주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

강간치상 혐의는 김 전 차관과 윤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 모 씨의 진술과 진료기록을 근거로 했다. 수사단은 윤 씨가 이 씨를 폭행하고 협박한 후 2006년 10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성폭행을 반복했고 김 전 차관을 포함한 사회 권력층 인사와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가 있다고 본다. 이 씨가 사회 유력 인사들과 성관계를 거부하면 윤 씨가 그를 폭행하고 성폭행했다는 진술을 이 씨로부터 확보해 영장 청구서에 기록했으며, 여기에는 2007년 11월 김 전 차관과 윤 씨가 함께 이 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들어있다.

강간치상은 강간‧준강간 등과 이런 범죄의 미수죄로 다치게 한 범죄를 말한다. 대법원이 강간치상의 ‘상해’에 우울증 등 정신과 증상도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강간치상의 공소시효는 상해가 발병한 시점을 기준으로 15년이다. 이 씨는 성폭행 피해를 겪은 후 2008년 3월부터 정신과 진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검찰에 밝혔다.

수사단이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한 건 ‘별장 성범죄 사건’이 처음 불거진 2013년과 그 이듬해 각 한 차례씩 윤 씨가 특수강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도 무혐의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한다고 해도 개정한 형사소송법을 시행한 2007년 12월 21일 이전에 발생한 범죄라면 공소시효가 10년이라 손을 쓸 수 없다. 2007년 12월 21일 이후에 발생한 특수강간 혐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특수강간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지니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해 저지른 강간을 말한다.

윤 씨는 내연 관계인 권 모 씨가 ‘빌린 돈 20억 원 가량을 돌려 달라’고 요구하자 2012년 10월에 부인과 짜고 권 씨를 간통 혐의로 무고한 혐의도 받는다.

법원이 윤 씨의 성범죄 혐의를 소명했다고 판단한 만큼 김 전 차관 역시 성범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적용해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받아냈지만 윤 씨 구속영장 청구서에 김 전 차관과 성폭행을 공모한 혐의를 적시한 만큼 ‘김학의’ 별장 성범죄 사건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 전 차관이 이달 16일 구치소에 갇힌 후 시종 진술을 거부하고 있지만 윤 씨 구속을 계기로 심경의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