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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전쟁에서 무역분쟁으로 번진 미중 무역전쟁은 ‘냉전’”

등록 2019-06-04 09:55:16 | 수정 2019-06-05 13:21:30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양보는 해도 종료는 없어”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교수는 세계경제연구원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조찬강연에서 ‘국제 금융체제의 단기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최정상 사진가·세계경제연구원 제공)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 냉전 요소가 있으며, 이로 인해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자본 유입이 끊길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교수는 세계경제연구원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조찬강연에서 ‘국제 금융체제의 단기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세계적인 경제 학자 케네스 로고프와 ‘이번에 다르다(2009)’를 쓴 저자로도 유명하다.

라인하트 교수는 신흥국이 기존 패권국에 도전장을 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투키디데스 역설’을 언급하며, 미중 간 무역분쟁을 무역‘전쟁’으로 규정했다. 기술전쟁이 무역전쟁으로 이어지면서 냉전 요소까지 포함한다고 말했다. 기술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전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여하간 무역분쟁과 차이가 없었다면 단기간에 해소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 협상에서 ‘안보’를 중요 의제로 다룬다”며, “냉전 요소가 담긴 이 경향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업적을 보여주려고 하는 만큼 무역전쟁에서 어느 정도 양보는 하겠지만 무역전쟁이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현재 무역분쟁은 관세문제 외에 비관세장벽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한국도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라인하트 교수는 “중국이 만약 경상수지 흑자에서 적자로 접어드는 걸 우려해서 자국 관광객의 해외 관광을 규제한다면 한국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시작했지만 안보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어 무역전쟁 발발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후 객석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신흥시장으로 들어가던 자본이 끊길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 교수는 세계경제연구원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조찬강연에서 ‘국제 금융체제의 단기 리스크와 구조적 문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뉴스한국)
라인하트 교수는 ‘자본유입이 갑자기 자본유출이 될 수 있다’고 한 다른 경제학자의 우려를 인용하며 “이는 타당하다. 미중 무역분쟁 때문만은 아니고 신흥시장의 취약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흥시장의 과대 부채와 중국이 저소득국에 대규모 국외 대출을 하는 문제 등을 꼬집었다. 그는 “신흥시장에서 위기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이 재빠르게 발을 뺄 수 있다. ‘유입’이 ‘유출’로 전환하는 건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라인하트 교수는 “중국의 영향력을 말할 때 교역 규모도 중요하지만 금융의 영향력도 커졌다. 중국이 돈을 많이 빌려준다는 뜻”이라면서도 “정보가 불투명하다. 파키스탄에 몽골에 스리랑카에 돈을 빌려준다고 해도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신용평가사들이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국가로 중국이 대출한 경우 중 열두 국가가 채무 조정을 겪고 있다”며, “그만큼 중국의 대출이 제대로 통계로 잡히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흥시장 중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준비를 잘 한 상태지만 브라질‧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와 남아프리카공화국‧터키 등 신흥시장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