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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료원 노동자 잇단 사망…시민‧사회단체, “진상 규명하라” 촉구

등록 2019-06-11 15:40:23 | 수정 2019-06-11 16:37:15

“두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증언한 서울의료원의 ‘현재’를 반드시 바꿔낼 것”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의료원 병원노동자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김민기 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한국)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에서 올해 들어 벌써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서울의료원은 시립 종합병원으로 저소득층과 경제적 빈곤층 진료를 지원하는 곳이다. 올해 1월 병동에서 행정부서로 이동한 서지윤(29‧여) 간호사가 ‘병원 사람들은 조문을 오지 말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사망한 데 이어 이달 5일 청소노동자 심 모(60‧남) 씨가 12일 연속근무 중 목숨을 잃었다.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원회(이하 시민대책위)’는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 간호사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서울의료원 노동자가 사망했다”며 “병원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김민기 원장은 사퇴하고 두 노동자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김경희 새서울의료원분회장은 “업무 일정 상 고인은 외곽 청소를 담당하게 되어 있지만 4월 말 병가자가 발생해 5월 내내 병가자의 대체 업무까지 해야 했다. 링거병 분리 작업, 투석 병 칼슘 제거 등을 한 달 동안 지속했고 이달 1일 토요일은 하역장 당직으로 각 병동과 수술실‧응급실‧중환자실에서 수거한 쓰레기 및 폐기물을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고인은 12일 동안 연속 근무를 하다 목숨을 잃었고, 이달 1일에는 출근을 힘들어할 정도로 건강상의 이상 증상을 호소했다. 시민대책위는 “연속 근무와 과중한 업무는 계속됐고 결국 과로가 폐렴의 원인이 되고 패혈증으로 진행해 산재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며, “고인이 일했던 노동 현장은 그 누구라도 30분 정도도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먼지와 독한 냄새로 가득한 곳”이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서울의료원이 고인의 사망을 지병 탓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망진단서를 발급하며 선행 사인을 호중구(백혈구) 감소증으로 최종 사인을 폐렴으로 기술하여 마치 고인의 지병이 폐렴의 원인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폐렴이 걸린 노동자가 쉬지 못한 채 과로를 하여 패혈증이 발병한 것이고 백혈구감소증은 이 패혈증의 하나의 증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을위한의사협의회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오늘은 의사로서 상식적인 이야기를 하겠다”며 “사람은 폐렴이 아니라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패혈증이 된 건 입원해야 할 사람이 쓰레기장에서 과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재이고 산재”라고 말했다.

고인의 아들 심 모(33) 씨는 “발인 앞두고 아버지가 일한 장소에 가보니 의료폐기물이 엄청 쌓여 있었다. 소각을 했어야 한다는데 그렇게 쌓인 곳에서 연속 근무를 해 감염되지 않았을까 의심한다”고 말하며, “서울의료원 측은 장례를 마친 후 아버지의 피검사 결과를 설명한다고 하는데 아직 연락이 없다. 아무쪼록 돌아가신 아버지의 정확한 사망 원인과 거기에 따른 사후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대책위는 “우리는 두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증언한 서울의료원의 현재를 반드시 바꿔낼 것”이라며 이제 서울의료원은 사람을 죽이는 병원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제대로 된 병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