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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1호기 원자로 시동 끈 줄 알고…이철희, “눈 감고 운전”

등록 2019-06-12 10:49:53 | 수정 2019-06-12 11:42:37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문건 공개

전남 영광군 홍농읍 한빛원자력발전소. (뉴시스)
지난달 10일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발생한 이상 출력 및 수동 정지 사건 당시 발전소 근무자들이 원자로 시동이 꺼졌다고 착각한 채 반응도 계산을 수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한빛 1호기 원자로 수동 정지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 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한수원이 자체 조사로 파악한 △사건 경위 △원인 분석 △재발 방지 대책을 정리해 놓은 것이다. 원인 분석을 하며 사건 당시 한수원의 과실이 자세히 담겨 있다. 이 문건은 한수원 발전처가 지난달 15일 작성한 보고서로 그동안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5월 20일 특별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한수원 스스로 사건의 심각성과 기강 해이를 인지한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건에 따르면, 당시 근무조는 제어봉 인출 전 반응도 계산을 수행하면서 원자로 상태가 미임계라고 착각했다. 제어봉을 인출하면 원자로 출력이 증가하기 때문에 원자로 반응을 사전에 계산해야 하는데 이 계산은 난도가 높지 않은 작업이라 당시 계산 실수가 상식 밖이라는 의문이 있었다. 의문은 문건을 통해 풀렸다. 당시 근무조가 상황 자체를 잘못 인지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제어봉을 인출하면서 디지털제어봉위치지시기‧스텝 계수기‧냉각재 온도만 살피고 원자로 출력과 기동률 지시기를 감시하지 않았다. 설비에서 이상이 생기면 점검을 통지하고 작업 지시를 발행하지 않아야 하는 절차서를 위반한 사실도 문건에 적혀 있다.

문건은 작업자 문제만이 아니라 설비 이상 가능성도 제기한다. 사건 당일 원자로 브레이크에 해당하는 제어봉이 장애를 일으킨 사실이 드러났다. 한수원이 제시한 재발 방지 대책을 보면 제어봉 구동 장치의 대대적 점검을 예고했다. 원자로 상부구조물을 분해한 채 구동장치 52개를 모두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한수원 스스로 한빛 1호기 제어봉 결함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이 의원은 꼬집었다.

이 의원은 “제어봉 자체에 중대 결함이 있다면 이번 사건은 관계자 문책과 기강 정립 정도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명을 불과 6년 남겨둔 한빛 1호기는 전면적인 설비 점검에 따른 가동 중단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빛 1호기 사고는 한수원의 안전 불감과 기강 해이가 불러온 상식 밖의 사고”라며, “원자로 운영 시스템과 설비 전반에 있어 조기 폐로 가능성을 열어 놓고 무기한 전면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