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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들 “지자체·교육청, ‘탈석탄 투자 은행’ 금고로 지정해야”

등록 2019-06-19 14:49:43 | 수정 2019-06-19 16:02:42

“국내외 석탄 산업 투자 은행들에 강력한 정책 신호 될 것”
충남도, 전국 최초 탈석탄 금고 지정 추진 중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솔루션이 주최한 전국 지자체·교육청에 대한 탈(脫) 석탄 금고지정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뉴시스)
환경단체들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탈석탄 투자’를 선언한 은행을 금고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그린피스·기후솔루션·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탈석탄 투자 선언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며 “탈석탄 투자 금융기관의 확산을 위해 전국의 지자체와 교육청이 ‘탈석탄 금고 지정’에 동참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탈석탄 투자 금융기관’은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회사채 인수 등 각종 금융지원을 중단하고, 탈석탄 투자를 공개적으로 선언했거나 석탄발전 투자 중단에 대한 계획을 밝힌 은행을 가리킨다.

이들 단체는 “전 지구적 재앙을 초래하는 온실가스의 주범이자 조기사망을 초래하는 미세먼지의 주범인 석탄발전의 조기퇴출은 한시도 지체할 수 없다”며 “이처럼 더러운 에너지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역할을 금융기관이 하고 있다.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이른바 ‘석탄금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석탄금융에 대한 국제적인 심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미 명백하게 내려졌다. 도덕적·환경적으로 옳지 않다는 점, 그리고 좌초자산 위험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점”이라며 “이는 전 세계 금융기관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석탄발전 투자를 철회하거나 그 비중을 빠르게 축소해 나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기관인 350.org가 주도하는 ‘파슬 프리 캠페인’(화석연료 투자배제 운동)에 전 세계 투자기관 1070개가 동참하고 있다. ‘기후 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녹생금융네트워크’ 등 금융감독 당국이 중심이 된 국제적 이니셔티브도 출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동남아시아의 해외석탄 사업들을 새로운 투자처로 여기는 등 이러한 국제적 변화에 역행하고 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솔루션이 주최한 전국 지자체·교육청에 대한 탈(脫) 석탄 금고지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종오 사무국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 단체는 “전국의 지자체와 교육청의 금고로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대구은행, 경남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제주은행이 지정돼 있다”며 “불행하게도 전북은행, 제주은행을 제외한 기존의 모든 금고 지정 은행들은 국내외 석탄발전소와 관련 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해당 은행들이 국내외 민자 석탄발전소에 제공한 PF 대출 규모는 최소 7230억 원에 이른다. 다른 형태로 투자한 금액까지 포함하면 적게는 수조 원, 많게는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금고시장은 이들 은행의 가장 큰 비즈니스 영역 중 하나로, 전국의 광역·기초지자체, 17개 시·도교육청의 금고 총규모는 약 412조 원이 넘는다. 여기에 전국 지자체 산하 공사와 공단의 금고, 출자·출연기관의 금고까지 합하면 약 435조 원에 달한다. 올해만 해도 광역지자체 5곳, 기초지자체 45곳, 교육청 2곳이 금고 지정을 앞두고 있다. 총 76조 원 이상 규모다.

이들 단체는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은 신속히 탈석탄 금고 지정에 동참해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로 고통 받는 국민들의 피해에 실천적인 응답과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전국 지자체와 교육청의 탈석탄 금고 지정은 도덕적·환경적·재무적으로 위험한 국내외 석탄 산업에 투자 중인 은행들에게 강력한 정책 신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충청남도는 ‘도 금고 지정 및 운영 규칙’을 개정해 탈석탄 금고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석탄발전소 투자로 석탄금융 투자처가 이익을 얻는 동안 국민들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고통을 받고 있다”며 “충남도는 국내 탈석탄 리더로서 석탄발전의 근원이자 뿌리인 석탄금융의 종식을 이끌어가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탈석탄 금고 지정은 비용이 드는 일이 아니다. 관심과 의지, 그리고 진정성의 문제”라며 “정부와 각 부처 역시 이러한 실천적 제도 변화에 동참하고 탈석탄 투자제도와 선언에 앞장서는 지자체와 금융기관을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