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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상태 악화해 폐 이식 수술

등록 2019-06-19 15:38:48 | 수정 2019-06-19 23:32:05

2002년~2007년 옥시‧애경 사용…임신 7개월 만에 강제 출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윤 씨의 모습. (특조위 제공)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폐 상태가 나빠진 피해자가 14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18일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경기도에 사는 피해자 윤 모(48) 씨는 2002년 둘째를 임신했을 때부터 2007년까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과 애경 ‘가습기메이트’를 사용했다. 당시 윤 씨는 폐 상태가 나빠져 임신 7개월 만에 강제 출산했고, 1.34kg의 저체중아를 출산했다. 윤 씨는 2011년 폐암 진단을 받고 2014년 왼쪽 폐 하엽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특조위는 “피해자는 폐암 관련 가족력도 없고 담배도 피운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2014년 폐 손상 1단계(관련성 높음) 판정을 받았다.

3년 전부터 폐 기능이 저하해 산소발생기를 24시간 착용해야만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폐 건강이 악화했고 병원에서 폐 이식을 권고했다. 이에 올해 4월 폐 이식 대기자로 등록했고 이달 14일 오른쪽 폐를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왼쪽 폐는 폐암으로 일부를 절개한데다 유착이 심해 이식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다. 다행히 지난 5년 이상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하지는 않았다.

특조위에 따르면, 윤 씨 가족 4명 모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다. 남편은 비염이 있지만 폐 손상은 4단계(관련성 거의 없음) 판정을 받았다. 딸은 비염에 폐 손상 3단계(관련성 조금 있음) 판정을 받았다. 강제 출산으로 미숙아로 태어난 아들은 태아 피해를 인정받았지만 가해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가 아무런 배상을 하지 않는다고 특조위는 설명했다.

정부 공식 피해 신고 접수 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특조위에 제공한 폐 이식 사례는 32건(31명)이다. 1건은 같은 피해자가 두 번 폐 이식을 받은 사례다. 폐 기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4명이다. 폐 이식 수술을 했지만 판정등급이 4단계라 지원이 없으면 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실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폐 이식 사례는 더 많을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폐 이식은 병원 처치 최종 단계에서 이뤄진다. 폐가 다른 부위에 붙는 ‘협착’이 심하거나 과거 결핵을 앓았거나 폐 이식 수술을 이겨낼 체력이 없다면 병원에서 권하지 않는다. 이마트에서 자체 개발한 가습기 살균제 상품을 사용했다가 폐 기능을 거의 잃고 산소 발생기를 착용한 채 집에서 누워 지낸 지 10년째인 피해자 박 모 씨의 경우 폐 협착이 심해 이식을 받지 못하게 됐다.

특조위는 폐 이식을 한다고 모두 생존하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폐 이식을 한 31명의 피해자 중 6명이 수술 후유증 등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확인한 폐 이식 생존자는 21명으로 이들의 폐 손상 판정 단계는 1단계 7명, 2단계 1명, 3단계 3명, 4단계 10명이다.

최예용 특조위 부위원장은 “정부가 폐 손상 판정 결과 4단계인 피해자들에게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는데 이들 중에도 폐 이식을 받았거나 받아야 할 경우가 있다”며 전향적인 피해 대책을 촉구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