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외국인 동일 임금 불공정” 황교안 발언 연일 논란

등록 2019-06-20 09:21:14 | 수정 2019-06-20 11:20:11

인권‧노동단체 “이주노동자 최저임금마저 강탈하나” 맹비난
한국당 뺀 여야 4당 질타…黃, “차별 안 한다” 해명에도 파문 커져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황교안 대표가 참석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9일 부산 지역 중소‧중견기업 대표들과 조찬 간담회를 하며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한 것이 없는 외국인들에게 산술적으로 똑같은 임금 수준을 유지해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한 말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계에서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황 대표가 “차별은 하지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은 커지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조찬 간담회에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기본가치는 옳다”면서도 “형평에 맞지 않는 차별금지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이 법 개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임금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은 국가에 세금을 내는 등 우리나라에 기여한 분들로 이들을 위해 일정 임금을 유지하고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은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 발언이 알려진 직후 “혐오를 통한 갈라치기 정치를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 차별 문제는 여러 논란이 있지만 법무부 장관까지 역임한 1야당 대표의 발언은 ‘극우 포퓰리즘’적 혐오 발언”이라며 현행 근로기준법 6조 ‘사용자는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는 규정과 국적을 이유로 한 임금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11호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황 대표는 만인이 불평등하다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차별을 앞세우며 분열을 조장하는 당 대표의 발언이 절망적이라고”말했다. 그는 “임금은 노동의 대가이지 국내 기여의 대가가 아니다”며 “동일노동 동일임금부터 공부하라”고 지적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황 대표의 경제 감각은 유신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경제 무지에서 나온 발언이다. 우리 경제 현실을 모르고 쇄국정책이라도 하자는 말인가”라며, “한국당은 황 대표를 경제 과외라도 시키라”고 비꼬았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등시민‧이등시민 구분하며 우리 노동자를 차별했던 논리를 그대로 읊고 있다”고 질타하며, “불안을 통한 안보장사가 안되니 이제 혐오장사를 하겠다는 저열한 속내”라고 말했다.

다산인권센터 등 13개 단체가 연대한 경기지역 이주노동자 공동대책위원회는 “이주노동자가 한국 사회에 기여하지 않는다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기여하는 것과 노동한 만큼 임금을 받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라며, “더불어 황 대표는 세금을 내고 경제적인 생활을 하는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알고 있나”고 되물었다. 이어 “노동자의 권리를 사업주에게 함부로 준 고용허가제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가”라고 말했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공동행동)’은 “황 대표의 발언은 하나같이 거짓말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기여해온 바가 없다는 것은 이주노동 역사 30년 동안 이주노동자가 내국인이 일하지 않는 최하층의 3D업종에서 일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데 무지를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며, “무지가 아니라면 의도적 외면이자 거짓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17년 이민정책연구원 보고서를 인용해 100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의 2016년 생산효과는 54조 6000억 원, 소비효과는 19조 5000억 원으로 경제 효과가 총 74조 100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경제적 효과가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100조 원을 넘어선다고 전망했다고 덧붙였다.

비판이 잇따르자 황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에서 차별이니 혐오니 정말 터무니없는 비난을 하고 있다”며 “제 얘기의 본질은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자는 게 아니라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바로잡자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중소기업이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힘든데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숙식비 등 다른 비용까지 들어가니 힘든 사정을 하소연하는 게 당연하다”며 “사리에 맞지 않는 공격할 시간에 최저임금 문제의 해법부터 고민해 달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해명은 전날 이주공동행동이 내놓은 논평과 배치한다. 이주공동행동은 올해 3월 ‘이주와 인권연구소’에서 펴낸 ‘최저보다 낮은 2018 이주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주거환경 실태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이들이 평균적으로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가 2017년부터 숙식비 징수지침을 시행해 이주노동자의 월급에서 숙식비 명목으로 8~20%를 공제하도록 하고 있어 이주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상승효과도 별로 없다”며, “아무리 총선을 앞두고 표가 급하다고 이주노동자‧이주민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주공동행동 등 여러 단체들이 공동으로 20일 오후 1시께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의 인종 차별 망발을 규탄할 예정이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