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인권위 “법무부, 단속 중 이주노동자 추락사 관련 권고 일부 불수용”

등록 2019-07-11 17:47:23 | 수정 2019-07-11 19:39:59

책임자 징계·단속 과정 영상 녹화 권고 등 불수용 의사 회신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뉴시스)
지난해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사고 책임자 징계 등을 권고했으나 법무부가 일부 사항에 대해 수용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인권위 권고 중 관계자 징계, 형사사법절차에 준하는 감독 체계 마련 등 일부 사항에 대해 불수용 의사를 회신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8월 미얀마인 이주노동자 A씨는 건설현장에서 출입국 관리 공무원들의 단속을 피하려다 7.5m 아래로 추락했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뇌사 상태로 지내다 사망했다.

이 사건을 직권 조사한 인권위는 사고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구체적인 안전 확보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 내부 규정을 지키지 않은 단속반원들에게 A씨 사망의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이에 관련자 징계 조치, 인명사고 예상 시 단속 중지, 단속과정 영상녹화 의무화, 출입국 관리 공무원들에 대한 인권교육 등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법무부는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며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해 삼가 애도를 표한다”면서 권고 사항 이행에 대한 계획을 인권위에 전달했다.

법무부는 책임자 징계 조치에 대해 “관련 국가배상소송이 확정된 이후 판결 결과와 제반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속 과정 영상 녹화 의무화에 대해서는 “초상권 논란이 있어 전면 도입은 어렵다”고 밝혔으며, 형사사법 절차에 준하는 감독 방안 마련에 대해서도 “입법 정책상의 문제”라며 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회신했다.

다만 단속계획서에 ‘안전 확보 방안 기재란’을 신설하는 등 안전사고 대응 규정을 명확히 하고, 단속반원에 대한 인권 교육을 강화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는 수용 입장을 회신했다. 출입국관리법 제51조의 ‘긴급보호서’ 사용을 최소화하고 원칙적으로 ‘보호명령서’를 발부받아 단속해야 한다는 권고와 관련해선 “인적사항이 명확히 확인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호명령서를 발급해 단속에 임하도록 하는 내부지침을 시달하겠다”고 전했다.

이 같은 법무부의 입장에 대해 인권위는 “법무부가 일부 권고를 수용하기는 했지만,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는 제도의 근본적인 개선은 회피한 채 일선 단속직원 교육 위주의 조치만을 하겠다는 것은 우리 사회 인권 보호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대응”이라고 봤다.

아울러 “미등록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반복되는 인명사고에 대한 문제의식과 현행 단속방식의 효용성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없는 한 같은 형태의 사고와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자 관련 내용을 공표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이주민의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