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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개각' 日 보복에 반도체 전문가 전면 배치…친정 체제도 강화

등록 2019-08-09 13:13:51 | 수정 2019-08-09 16:26:46

日 수출규제 사태에 반도체 전문가 구원투수로 영입
"반도체 세계 1위 달성에 기여…과학기술 경쟁력 높일 것"
경제 부처 장관은 관료 출신 기용…안정적 관리에 방점
규제·권력 기관은 조국 등 개혁 성향 법조·학계 인사로
외교·안보 라인, 이수혁·정세현·김준형 등 친정체제 강화

고민정 대변인이 9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8개의 장관급 직위를 교체하는 개각 인사를 발표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반도체·인공지능(AI) 전문가인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과학기술 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일본과의 '경제 전쟁'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당초 이번 개각은 총선에 출마하는 장관들의 길을 터주고 집권 중반기 정책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분위기를 쇄신하자는 차원에서 준비됐다.

당초 유영민 현 과기부 장관은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당분간 유임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개각 작업이 진행되던 중 일본의 수출 규제라는 변수가 돌출했다. 유 장관이 연내에는 총선 출마(부산 해운대갑)를 위해 당으로 복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새 인물로 일본과의 경제 전쟁을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최 후보자는 지난 3월 조동호 후보자가 낙마한 이후 후임자를 찾는 과정에서 1순위로 거론됐지만 본인이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가 최근 다시 러브콜을 보냈고 최 후보자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 후보자는 현장과 학계를 모두 경험한 반도체·인공지능(AI) 설계 전문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금성사와 미국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에서 근무했고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 석사학위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저전력 반도체 시스템을 연구해왔다. 서울대에서 AI 반도체를 연구하는 '뉴럴프로세싱연구센터(NPRC)'의 센터장도 맡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인사를 발표하면서 "최 후보자는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이고 우리나라가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으며, 현재도 AI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연구·산업 발전의 산증인"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국가 연구개발 혁신을 주도하고 소프트웨어 산업을 육성하는 등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 후보자의 임명 배경에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규제가 반도체 등 우리의 핵심 산업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관료나 정치인 출신보다는 전문가를 전면배치해 대비책을 준비하겠다는 의도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금융위원장 등 경제부처 장관급에는 관료 출신인 김현수 전 농식품부 차관과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을 임명해 안정적인 경제 상황 관리에 역점을 뒀다.

반면 규제·권력 기관의 성격이 강한 법무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에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대표 변호사,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장관 후임자로 지명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번 개각 때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교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외교·안보 부처는 위기 상황에서 리더십의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유임이 결정됐다.

또 외교·안보 라인에는 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 인사를 배치해 친정 체제를 강화했다.

주미대사에는 민주당 내 외교통으로 꼽히는 이수혁 의원이 내정됐다. 이 내정자는 1975년 외교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주로 북핵 문제를 담당해 왔다. 외교부 차관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주독 대사, 국정원 1차장 등을 지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당 대표이던 문 대통령에 의해 영입됐고,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 외교안보분야 자문역을 맡았다.

당초 유력한 주미대사 후보로 거론되던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특보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특보와 이 내정자는 복수로 검토가 됐었고 문 특보는 고사를 했다"며 "(문 특보는) 지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같다. 이 내정자는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했고 본인도 비례대표 사퇴에 대해서도 흔쾌히 뜻을 받아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외곽 자문 조직인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임명됐다. 문재인 캠프의 안보상황단에서 활동하며 외교·안보 공약을 만들었던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는 차관급인 국립외교원 원장에 임명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 정책을 일관성 있게 안정적으로 추진하는 데 역점을 뒀다. 도덕성을 기본으로 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를 우선 고려했다"며 "2기 내각이 사실상 완성된 만큼 정부는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 모든 국민이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 실현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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