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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서 오염수 방류하면 동해까지 방사성 삼중수소 유입"

등록 2019-08-14 09:47:45 | 수정 2019-08-14 18:55:32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국회서 기자간담회 열어
"한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 위해 유엔인권이사회서 문제 제기해야"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한국에도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한국)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이 8년 전 초대형 지진과 지진해일로 폭발을 일으킨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 오염수 110만 톤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한국을 찾은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동해 오염을 우려하며 한국 정부가 유엔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버니 수석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과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주최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동해의 방사성 물질도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방사성 삼중수소가 동해로 흘러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세슘을 함유한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했을 때 동해가 오염됐었다고 지적하며, "일본 해안 주변 해류가 세슘 오염수를 동중국해로 옮기면 쿠로시오 해류와 쓰시마 난류를 타고 동해로 유입한다"고 말했다.

버니 수석은 오염수 문제가 원전 역사상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하며,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도쿄전력의 설명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오는 2022년이면 후쿠시마 원전 부지 안에 저장 탱크를 설치할 공간이 없고 부지 밖으로 확장하는 일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려졌다. 이를 가리켜 버니 수석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질타하며, "오염수 방류를 주장하려는 논리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버니 수석은 후쿠시마 원전 상공에서 촬영한 사진을 화면에 띄우고 "노란색 안으로 표시한 굉장히 넓은 면적에 오염수 저장탱크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부지 주변에 거주는 물론 농사 등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저장탱크 설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쿄전력은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이 해당 면적을 제염 폐기물 보관장소로 쓸 예정이라 오염수를 저장할 추가 장소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오염수가 더 심각한 문제"라며, "기술적·물리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근처에 저장 공간을 확보하는 건 가능하지만 이를 추진할 일본 정부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제염 폐기물은 방사성 물질로 더러워진 토양에서 긁어낸 흙이나 나무 등을 말한다.

버니 수석은 시종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리 정책을 우려했다. 올해 7월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쌓인 약 115만 톤의 오염수 중 1만 8000톤은 처리 과정을 거쳐 탱크에 저장한 오염수보다 방사능 수치가 1억 배 정도 높다고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도쿄전력은 2021년까지 원전 내 오염수를 6000톤으로까지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방법은 공개하지 않았다. 버니 수석은 "그 오염수가 어디로 갈지 상상이 가능하다"며 "인류에게 큰 재앙이다"고 말했다.

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 전문가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의 문제점과 진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후 국내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왼쪽부터 장마리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자력 전문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최경숙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간사. 버니 수석의 말은 장마리 캠페이너가 순차 통역했다. (뉴스한국)
버니 수석은 한국이 지리적으로 일본에 가장 가까운 나라인 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위기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정보를 요구할 권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 회의에서 한국 정부는 핵폐기물의 해양 투기 문제를 제기했고 오는 10월 상사국회의는 일본 정부에 오염수 현황과 관리·처리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할 전망이다.

버니 수석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인권 문제와 직결하고 오염수 문제 역시 인권 문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네바 소재 유엔 특별조사위원회는 핵 등 폐기물에 노출되지 않은 권리를 중요한 인권이라 판단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개입했다. 버니 수석은 "한국 정부가 올해 9월에 있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며, "아베 내각은 국제 사회 압력에 매우 민감하므로 한국은 일본 주민과 시민단체와 협력해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할 수 있는 최우선은 100만 톤이 넘는 고준위 오염수를 포함한 핵폐기물을 나라 밖으로 내보는 게 아니라 오랫동안 저장하고 관리할 방안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쿄전력이 2021년부터 2031년까지 노심 용융물 약 600~1140톤을 제거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버니 수석은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단언했다. 단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보다 규모가 작은 1979년 3월 미국 펜실베니아 주 스리마일 원전사고 당시 150톤의 노심 용융물이 발생했지만 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시점을 2053년으로 본다. 1986년 4월 체르노빌 사고의 경우도 540톤의 노심 용융물 추정량을 제거하는 데 100년을 예상하고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