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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백색국가서 한국 배제 시행…당정청, 3년간 예산 5조 이상 투입

등록 2019-08-28 09:36:39 | 수정 2019-08-28 16:24:01

문 대통령,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P=뉴시스)
일본 정부가 '수출심사 우대국(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28일 0시부터 시행했다. 당정청은 핵심 원천기술 자립역량 강화에 정부 예산을 대거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오전 일본 NHK방송은 "한국을 수출 관리 혜택 대상 국가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이날 시행했다. 기업에 따라서는 수출에 필요한 절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2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각의(국회) 결정을 하고 공포를 거친 후 본격 시행했다. 이로써 일본 정부가 새로 마련한 A·B·C·D 분류 중 우대국에서 벗어난 그룹 B에 자리하게 됐다.

NHK 방송은 "공작 기계나 탄소 섬유 등 군사 전용 위험이 높아 엄중 규제하는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는 특별히 면제를 받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계약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식량·목재 등을 제외한 폭넓은 품목에 대해서도 경제산업성이 무기로 전용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개별 허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국회에서 만나 '일본 수출 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 점검 및 대책위원회 2차 회의'를 열었다. 당정청은 핵심 원천기술 자립 역량 강화 차원에서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투자전략 및 혁신대책'과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조기 안정과 상용화에 필요한 정부 예산 5조 원 이상을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투입하기로 했다.

핵심 전략 품목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는 차원에서 추경사업 지원 대상 품목과 기업을 신속하게 확정하고 이달 20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확정한 1조 9200억 원 규모의 3개 연구개발 사업을 빨리 추진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또한 앞서 5일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에 따라 수요기업체 등이 의견 수렴을 거쳐 관계부처 공동으로 핵심품목을 선정하고 제품·원료의 일본의존도 및 국내 기술 수준 등을 종합 검토해 연구개발(R&D) 대응이 필요한 우선품목 100개 이상을 4개 유형으로 선별·진단하는 작업을 올해 12월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일본의 추가 조치를 예의주시하며 우리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정책적 역량을 총동원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 이화산업단지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울산공장 기공식 및 부품기업 국내 복귀 투자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해 "지금 우리 경제를 위해 국민·기업이 뜻을 모으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경제를 지키자는 의지와 자신감"이라고 축사했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체제가 흔들리고 정치적 목적의 무역 보복이 일어나는 시기에 우리 경제는 우리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대응 확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리는 일본의 태도와 무관하게 소재·부품·장비 산업을 긴 안목으로 일관되게 키우겠다"며, "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조치를 바로잡기 위해 WTO(세계무역기구) 제소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아베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쇄도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아베 정부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며 "한국 정부는 양국이 미래를 보며 쌓아온 시간과 노력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협상을 제안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하며 일본의 전향적 선택을 기다린 바 있다. 이에 응답하지 않음으로써 악화되는 양국 관계는 전적으로 아베 정부에 책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한국 정부를 향한 아베 정부의 비판은 더 이상 정당성이 없다"며, "자신의 과거 만행을 통상보복으로 덮으려 하는 아베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난과 역사의 심판을 피해갈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자유무역을 천명하고도 건강한 경제 체제를 갖춘 이웃국가를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고 낙인찍었다"며, "일본 정부는 자기기만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한국을 포함한 이웃나라들에게 공생해야 할 성숙한 국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이낙연 총리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철회하면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하겠다고도 했는데 일본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일본의 본심은 어제 고노 다로 외무상이 한국에 대해 '역사를 바꿔 쓸 수 없다'는 적반하장의 막말 발언에도 드러났다. 여전히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커녕 역사 왜곡과 전쟁 가능 국가에 대한 아베정권의 본심은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