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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동료들 가슴에 생채기 남겼지만…검찰 가장 초라한 현실"

등록 2019-10-05 06:44:44 | 수정 2019-10-05 06:58:40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창철 국정감사 출석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경찰청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뉴시스)
검찰 내에서 검찰 개혁을 끊임없이 촉구한 인물로 알려진 임은정 울산지방검찰청 부장검사가 4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동료들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지만 생존자로서 검찰의 가장 초라한 현실을 증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국정감사의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경찰청 국감에 검사가 출석해 말한 건 임 검사가 처음이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검사에게 검찰과 경찰 수사권 조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고 임 검사는 "검찰이 거대한 권력에 기대 수사권을 방어권으로 쓰는 오남용 사태가 많아 국민의 분노가 폭발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자신이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가 절박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고발한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나가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공수처를 설치하기를 바란다고 피력했다. 그는 자신이 현직 검사인 만큼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가슴이 아픈 대목이라고 말하면서도 국민이 회수한다면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지은 업보가 너무 많아서 검찰이 없어져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난장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임 검사는 "검사는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생각하고 법을 실현하고 관철하는 데 전력해야 하는데, 상급자 명령을 실천하고 관철하는 데 질주했기 때문에 검찰공화국이 됐고 국민들이 검찰권 오남용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 국민이 검찰공화국 폭주를 막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가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 등 수사에 많은 인력과 시간을 할애한 대목을 두고는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정의가 사법 정의를 왜곡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고발한 '검사 공문서 위조 의혹사건'을 검사가 기소조차 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이 같이 말했다. 또한 검찰이 조 장관 인사청문회 날인 지난달 6일 정 교수를 전격 기소한 대목을 두고는 검찰의 인사권 개입이라고 규정하며 '위험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청문회에서 걸러야 할 일을 검찰이 수사로 개입했다는 지적이다.

임 검사는 페이스북에 국감에 출석한 상황을 언급하며 "국감장에서 제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이 국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고 가감없이 말했다가 동료들의 가슴에 생채기를 남겼다"면서도 "그래도 제 생각과 다른 말을 할 수 없어서 솔직하게 말하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항명파동을 일으키고 징계를 받아 곳곳을 전전하며 검찰의 가장 초라한 현실을 눈으로 보고 느낀 한 생존자의 증언이 국민들과 동료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검사가 국감장에서 말한 '검사 공문서 위조 의혹 사건'은 2015년 12월 당시 부산지검에 근무하던 모 검사가 민원인의 고소장을 잃어버린 후 이를 위조한 뒤 각하한 사건을 말한다. 시민단체가 위조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검사를 고소하자 그는 이듬해 사표를 냈다. 검찰은 감찰이나 징계조치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 임 검사는 이 의혹을 감찰하지도 않고 해당 검사를 징계조차 하지 않은 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올해 4월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모 검찰청을 압수수색하겠다며 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11일 이를 기각했다. 이를 두고 임 검사는 "검찰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검찰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엄격하게 이중 적용한다면 그런 검찰은 검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