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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해’ 권순우 “10점 만점에 10점…메이저 첫 승 목표”

등록 2019-11-21 17:38:56 | 수정 2019-11-21 17:43:05

ATP 세계랭킹 239위→ 81위 ‘수직상승’
“동계 훈련 잘 마치고 세계랭킹 10단계 끌어올리고파”

권순우(당진시청)가 21일 서울 구로구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에서 유소년과 함께하는 테니스 재능기부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본격적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무대에 뛰어든 권순우(22·당진시청·88위)가 자신의 올 시즌에 10점 만점에 10점을 줬다.

“아쉬웠던 부분도 많지만, 테니스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이루고자 하는 한 해 목표를 다 이뤘다”는 것이 이유다.

권순우는 21일 서울 구로구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에서 유소년과 함께하는 테니스 재능기부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본격적으로 ATP 투어를 치른 소감과 내년 시즌 각오를 드러냈다.

거침없이 본인에게 10점 만점에 만점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시즌이었다.

주로 ATP 챌린저 시리즈에 출전하던 권순우는 올해 3월 게이오 오픈, 5월 서울오픈 등 두 차례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을 일궜고, 7월부터 투어 대회에 집중했다.

윔블던에서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본선 무대에 진출해 당시 세계랭킹 9위이던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상대로 팽팽한 대결을 선보였다. 당시 1-3(6-7<6-8> 4-6 6-4 5-7)으로 패배했지만 잘 싸운 경기였다.

올해 7월 애틀랜타 오픈에서는 처음으로 ATP 투어 대회 본선 무대를 밟았고, 멕시코 오픈에서는 처음으로 투어 대회 8강에 올랐다. 8월에는 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로저스컵에서도 본선에 진출했다.

올해 1월 239위이던 권순우의 세계랭킹은 9월 81위까지 올라갔다.

권순우는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윔블던 본선 1회전이었다. 메이저대회 예선을 거쳐 본선을 올라간 것도, 세계랭킹 톱10 선수와 대결한 것도 처음이었다”며 “톱10 선수와 경기하면서 그만큼 경기력이 좋았던 적도 없었다. 큰 자신감을 얻은 경기였다”고 떠올렸다.

기나긴 시즌을 치르는 동안 아쉬움이 아예 없을 수는 없었다.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US오픈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권순우는 당시 세계랭킹 84위로 해볼 만한 상대인 우고 델리엔을 만났으나 부상 탓에 기권패했다.

권순우는 “가장 아쉬운 경기는 US오픈 본선 1회전이다. 실력, 기술도 부족했겠지만 체력 때문에 진 것 같다. 테니스로 졌으면 덜 아쉬웠을 텐데 체력 준비가 덜 된 탓에 패배해 더욱 아쉬움이 컸다”고 전했다.

올해 기량이 급성장한 계기로 임규태 코치와의 만남을 꼽은 권순우는 “임규태 코치님을 만나고 나서 나의 장점을 이용해 많은 전술을 구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이기는 경기도 생기고, 자신감도 쌓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장점은 포핸드샷이다. 포핸드샷을 치고 네트 플레이를 하는 등 포핸드샷을 활용하는 전술이 많다”고 덧붙였다.

임 코치는 “서브가 단조롭다는 것이 권순우의 보완할 점이다. 또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가 왔을 때나 몰렸을 때 한 번에 따지 못하는 것도 부족한 부분”이라면서도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시즌을 마친 권순우는 지난 18일 막을 내린 2019 ATP 투어 최종전인 니토 ATP 파이널스를 직접 보러 다녀왔다. 경기를 직접 지켜본 것은 권순우가 자신감을 한층 키우는 계기가 됐다.

권순우가 지난 9월 15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9 데이비스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예선(4단1복식) 3단식에서 바이옌과 경기를 하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뉴시스)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6위)가 우승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권순우는 “치치파스는 주니어 때부터 봤고, 2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레벨의 대회에서 뛴 선수인데 빠른 시기에 ATP 파이널스에 나섰다. 치치파스를 보며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며 “그만큼 빠르게는 아니겠지만 언젠가 그 자리에서 시합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자신감도 얻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자랑한 권순우는 정현(23·한국체대·129위)과 함께 한국 남자 테니스를 쌍끌이하는 위치에 올랐다. 국내 세계랭킹 1, 2위를 다투는 둘은 늘 비교되기도 한다.

권순우는 “(정)현이 형에게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가지고 싶지도 않다”며 “현이 형은 수비가 정말 좋고, 수비하는 공이 공격적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 장점이 굉장히 많다. 그래도 네트 플레이는 내가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이 형도 금방 100위 이내로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선수가 많아지면 국내 테니스 인지도도 올라갈 것”이라며 “투어 대회도 둘이 다니면 즐겁고 덜 외롭다”고 전했다.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친 권순우는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5일부터 본격적인 다음 시즌 대비에 돌입한다. 25일부터 일본에서 2주 동안, 이후에는 중국 주하이에서 2주 동안 동계훈련을 한다.

캔버라 챌린저 대회에서 시즌 첫 대회를 치르는 권순우는 이후 내년 1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쿠용 클래식에 초청을 받아 출전한다. 이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 나설 계획이다.

이벤트 대회인 쿠용 클래식에는 그레고리 디미트로프(28·불가리아·20위), 밀로스 라오니치(29·캐나다·31위), 마린 칠리치(31·크로아티아·39위), 리샤르 가스케(33·프랑스·61위), 보르나 초리치(23·크로아티아·28위) 등이 출전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권순우는 “나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출전한다. 호주오픈을 앞두고 그런 선수와 대결하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 코치는 “호주오픈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투어 대회에 나서기보다 친선경기 성격을 띤 대회에 출전해 쉬어갔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권순우는 “메이저대회 첫 승리가 없어서 가장 큰 목표다. 세계랭킹은 올해보다 10단계 정도 오른 70위권이 목표다”며 “올해 2020년 도쿄올림픽도 있는데 출전할 수 있도록 세계랭킹을 조금 더 끌어올리고, 출전하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본의 테니스 스타 니시코리 게이(30·일본·13위)와의 대결하고 싶다는 꿈은 내년에도 이어진다.

권순우는 “니시코리는 나와 체격 조건도, 플레이 스타일도 비슷하다. 배울 점이 많다”면서도 “가장 이겨보고 싶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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