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수원지방법원,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하기로…이춘재 자백 결정적

등록 2020-01-14 11:53:17 | 수정 2020-01-14 14:42:26

공동변호인단, "하루속히 무죄판결 받을 수 있게 노력"
"증인으로 이춘재 신청하겠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윤 모 씨가 지난해 11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다고 밝혔다. 맨 왼쪽부터 윤 씨, 박준영 변호사, 이주희 변호사. (뉴스한국)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20년 동안 옥살이한 윤 모(52·남) 씨가 제기한 재심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윤 씨가 지난해 11월 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한 지 두 달 만인 14일 수원지법이 "재심을 개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이 두 달 만에 재심 개시를 결정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달 23일 검찰이 '재심을 개시하는 게 상당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윤 씨 변호인단이 이달 2일 법원에 '재심 청구 이유 보충서'를 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이 같이 결정했다.

수원지법은 "이춘재가 수사기관에서 조사받으면서 자신이 이 사건의 진범이라는 취지의 자백 진술을 했고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춘재의 위 진술에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 윤 씨의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를 새로 발견한 때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형사소송법 420조 5호에 정한 재심 사유가 있음으로 재심을 개시하기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2월 초순 공판준비기일을 지정해 재심공판기일 일정과 쌍방의 입증계획 등을 정리하고 3월에 재심공판기일을 지정해 사건을 재심리할 예정이다.

윤 씨 공동변호인단은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이춘재와 1989년 8차 사건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인 및 수사기관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또한 국가기록원이 보관하는 범인 음모 두 점을 감정신청한다고 밝혔다. 공동변호인단은 "수사 과정의 불법 행위와 국과수 감정의 철저한 검증작업으로 윤 씨가 하루속히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동변호인단은 이달 2일 법원에 제출한 '재심 청구 이유 보충서'에 이춘재가 최근 수사 과정에서 한 진술과 이춘재가 직접 그린 현장 그림 등이 당시 수사기록의 피해자 집 구조 및 현장 감시 결과보고서와 일치하고 최근 국과수 연구원이 작성한 법의학감정회보서 및 디지털분석감정서와도 일치한다고 밝혔다.

반면 윤 씨가 1989년 당시 경찰에 한 자백은 사건 현장과 모순되는 점이 많다고 꼬집었다. 예를 들어 윤 씨는 키 160cm에 소아마비 장애인인데 높이 1.4m의 담을 넘어 사고 현장으로 침입했다고 자백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방문 틀과 좌식 책상을 손으로 짚고 넘어갔다고 자백했지만 현장 감식 결과 누구의 지문도 나오지 않았다.

1989년 당시 윤 씨를 수사한 경찰관들이 법원 영장 없이 '임의 동행'을 가장해 윤 씨를 체포한 후 약 75시간 동안 화성경찰서에 감금한 사실을 검찰조사에서 진술한 점도 재심 개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형법 124조 1항의 직권남용체포·감금에 해당하는 불법체포와 불법감금 행위에 해당한다.

게다가 수사기관의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점도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윤 씨를 조사한 심 모 형사는 검찰 조사에서 "잠을 자지 못하게 옆에서 감시했고 구속영장이 나올 때까지 잠을 재우지 않은 것은 사실이며 최 모 형사가 1989년 7월 26일 새벽 무렵 윤 씨를 다른 사무실로 데려간 적이 있는데 때리고 윽박지른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