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 없으면 성관계도 없다"…이정미, '비동의 강간죄' 형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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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 없으면 성관계도 없다"…이정미, '비동의 강간죄' 형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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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9-03 14:43:58 | 수정 : 2018-09-03 15: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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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의 죄'로 변경
"안희정 1심 재판부 결론에 동조하는 것 절대 아냐" 강조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비동의 강간죄 도입 '형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했다. (뉴시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를 처벌'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발의 배경을 설명하며, 지난달 14일 있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위력에 의한 간음 등의 혐의에 관한 재판부 선고 결과가 성폭력 현실과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입을 열었다. 당시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피해자에게 위력을 일반적으로 항시 행사하고 남용하는 등 이른바 위력의 존재감 자체로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만한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이 자유의사를 제압해 간음 및 추행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명시적 동의를 표현한 적 없고 나름의 방식으로 거절했다 하더라도 현재 우리 성폭력 범죄 처벌 체계에서는 성폭력 범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 법원은 저항 등이 있을 경우에만 강간으로 보는 이른바 최협의설에 입각하여 판결해 왔으나 가해자의 폭행·협박으로 공포감을 느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한 경우, 저항으로 인해 더욱 심각한 폭행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해 저항하지 않은 경우, 수치심에 구조를 요청하지 않은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부지기수로 존재한다"며, "이에 성적 자기결정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이번 형법 개정안을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형법 개정안에서 먼저 기존 32장 '강간과 추행의 죄'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의 죄'로 변경했다. 이 대표는 "안희정 1심 재판부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권리가 아니라 개인이 보유할 것으로 기대되는 능력으로 왜곡했다면 이 법에서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국가와 사회가 보호해야 할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본래 강간이 사전적 의미로 동의 없는 강제적 성관계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이른바 ‘비동의 간음죄’는 정확한 표현이 될 수 없다. 이에 따라 본 법안에서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진 동의하지 않은 성관계를 강간죄의 하나로 처벌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량이 낮아 현재 대부분 약식 재판으로 진행하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추행의 경우에도 현행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유기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개정에는 성폭력 범죄의 법률 체계를 정비하려는 뜻도 담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특정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그때그때 법안 개정이 이뤄졌다. 그래서 현재 형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법)에 유사한 성범죄 규정이 분산되어 있는 형편"이라며, "이를 형법으로 통합하고 성범죄 규정들을 폭력의 강도 및 종류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아청법과 성폭법을 포함한 3개의 법안을 같이 발의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동의가 없다면 성관계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이제는 우리 사회의 상식이 되어야 한다"며, "이는 미국·영국·독일·스웨덴 등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 운영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법은 남성 기득권에 갇힌 사법부에 의해 미투 운동이 좌초하는 것을 막고, 보다 성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며, "안 전 지사 개인이나 그가 속했던 정당을 향한 정치적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되며, 철저히 ‘여성 인권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이 법안이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는 "이번 개정안이 '입법 미비'로 안 전 지사를 처벌할 수 없다는 1심 재판부의 결론에 동조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확고히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거부 의사에 반하는 강간죄’를 도입한다면 안 전 지사를 처벌할 수 있지만 ‘거부 의사에 반하는 강간죄’가 없어서 현행 법체계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한 처벌을 전혀 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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