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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계엄 문건, 실행 목적 가지고 작성…군사반란음모 추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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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9 16:11:53 | 수정 : 2018-07-19 23: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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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서 '기무사 민간인' 사찰 주제로 긴급 토론회 열려
하태훈 고려대 법전원 교수, "군 부대 출동 염두에 둔 실행 계획"
1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촛불 무력 진압과 기무사 민간인 사찰'을 제목으로 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정민 변호사, 하태훈 고려대 교수, 오동석 아주대 교수,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김해영 더불어민주당·김종대 정의당 의원. (뉴스한국)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가 지난해 3월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하 계엄령 문건)'은 실행 목적을 가지고 작성한 것이며 군사반란 음모를 추정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2017년 3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평화적인 촛불집회가 약 6개월째 접어든 시점이다. 이 문건을 계기로 기무사의 뿌리부터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기무사는 국방부 직할 수사정보기관으로 군대 보안·방첩과 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1945년 11월 국방사령부 정보과에서 출발해 육군 방첩부대,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

계엄령 문건은촛불 시민을 '종북' 세력으로 명명하고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각하면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해 비상계엄을 선포할 계획을 담고 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5일 해당 문건을 공개한 데 이어 이 의원이 밝히지 않은 문건을 군인권센터가 폭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촛불 무력 진압과 기무사 민간인 사찰'이란 제목의 긴급 토론회에서 "시위 진압을 위해 전국에 군 병력을 투입할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고 있다"며, "군이 헌재의 탄핵 심판을 목전에 두고 박근혜 정권의 유지를 위한 친위쿠데타를 주도면밀하게 기획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토론회는 군인권센터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최했다. 국방부에 토론 참석을 요청했지만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은 '수사 중인 사안을 발언하면 수사 방향을 예단하는 위험성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하태훈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계엄령 문건의 실질적 위험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위수령 발령에도 경찰력만으로 치안 확보가 곤란한 상황이 되면 계엄을 선포하고 구체적 증원 부대와 담당 구역까지 지정한 것으로 보아 실제 군 부대 출동을 염두에 둔 실행 계획이며 계엄의 법적 요건과 절차에 관한 검토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계별 발령권자, 계엄업무수행군 구성, 계엄사 편성과 업무 등을 구체화했는데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 합동수사본부장(기무사령관), 계엄군사법원장(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등 주요 보직을 맡을 직책도 적시되어 있다"며 계엄의 구체적 실행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 교수는 특히 ▶문건에 군령권이 없는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에 임명하고 합참의장을 계엄사에서 배제한 점 ▶언론에 따르면 이 문건을 작성하기 전 비공개 회의에서 한민구 당시 국방장관이 검토지시했다는 점을 꼬집어 "내란음모와 군사반란음모를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계엄 시 정부부처를 감독하는 계엄협조관 파견, 보도검열단·언론대책반 운영계획까지 마련한 것으로 미루어 실행 목적 하에 작성한 것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당시 청와대 비서실이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을-기자 주) 탄핵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고 한다. 기무사도 이를 감지하고 기각에 대비한 계획을 세웠다면 다분히 실행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령 문건 마지막에 '※ 철저한 보안 대책 강구 下 임무수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음'이라고 적힌 대목을 가리키며 "이는 상황대비를 위해 작성하는 통상적인 업무상 검토문건이 아니라 실행계획임을 드러내는 문구로 보인다"고 말했다.

육군 법무관 출신의 김정민 변호사는 "이 계엄령 문건에서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앉으면 권한을 갖는 것 같지만 실상 이 계획을 실행하면 기무사령관이 합동수사본부장의 조수 노릇을 하는 데 불과하다. 육군참모총장이 계룡대를 떠나 합동참모본부 쪽 수도방위사령부 벙커로 오면 무슨 힘이 있겠나"며, "그래서 이 계획을 만든 사람은 합수본부장 핫라인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기무사는 12·12와 5·18을 겪었다. 권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안다. 그래서 계획을 치밀하게 짠 것으로 결국 합수본부장 세상이 되는 것이고 합수본부장 통제 기관이 없다면 전두환이 또 나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기무사 개혁을 넘어 해체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하 교수는 "개인적인 일탈이 아니라 조직적인 일탈이기 때문에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 이는 범죄 수사를 통해 가능한데 회의적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동석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기무사를 해체하는 것에서 문제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군 전체 제도 개혁 문제를 동시에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 역시 "이번에 제대로 징벌하고 해체한 후에 제대로 간첩을 잡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계엄령 문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대통령 지시로 설치한 기무사 특별수사단이든 군인권센터 고발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2부든 적극적으로 칼을 빼들어야 하는데 전문가들의 눈에는 수사단계부터 미심쩍다. 임 소장은 "이석기 내란 사건 때는 국회에서 밥 먹는 사람을 잡아 데려갈 정도로 신속하더니 사건을 먼저 배당받은 공안2부는 특별수사단만 보고 군 검찰은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에게 칼자루 준다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박흥렬 전 청와대 경호실장 강제 수사한다. 핸드폰을 포렌식하고 컴퓨터 이메일 압수수색한다. 세금으로 미국에 가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부 연수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법무부장관이 수사권을 발동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임 소장은 기무사 개혁이든 해체든 그 어느 것도 쉽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기무사 개혁이 잘 안 될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 우리는 단 한 번도 기무사가 정보를 배제하고 국가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다. 민주 정부냐 아니냐를 떠나서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 기능이 있었고 식민지 통치 수단으로 작동했다"며, "이 거대한 악의 시스템을 어떻게 광장으로 끄집어낼까. 초를 한 번 더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군인권센터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칼춤을 벌여놔서 다른 시민사회단체에 죄송하지만 공동대응 논의기구를 만들어 의제화하지 않으면 기무사를 개혁할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자신을 사찰한 기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유 집행위원장은 "상징적으로 몇 백 원 손해배상소송을 하는 게 아니고 최대한 많이 받아낼 것이다. 기무사는 물론이고 사찰 과정에 개입한 개개인에게도 모두 소송을 걸 것이다. 자신들이 위법한 행위를 할 경우 져야 할 손실이 막대하다는 것을 가르쳐줘야 한다.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민사 소송까지 함으로써, 앞으로는 누군가 위법한 명령을 내려도 '망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함부로 지시에 따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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